'확장 재정' 논란
전문가 우려 목소리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도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가뜩이나 부족한 세수를 단기 복지정책에 퍼붓는 것도 문제이지만, 정부 곳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 1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확장적 기조 하에 재정의 적극 역할(재정적자, 채무증가)을 통한 확대균형과 긴축기조 또는 통상의 재정 역할(적자, 채무증가 둔화)을 통한 축소균형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리 경제 하방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확장재정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국민 세금으로 고꾸라진 경기를 다시 살리고 세계 경제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확대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재정수지 악화, 국가부채가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속도로 늘릴 것이며 국민들에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늘어난 재정 용도, 용처가 우리 국민들의 삶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지출 증대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는 민간투자를 이끌어내는 명확한 사전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정책 흐름을 보면 충분히 검토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지출형태로 (재정정책이) 고착화돼 있는 것은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재정 건전성과 경기부양 두 가지를 놓고 본다면 재정이 악화되더라도 경기를 부양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다만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이 어떻게 쓰이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우리나라 미세먼지 절감 정책엔 마스크를 지원하는 예산도 포함돼 있다. 과연 이 예산이 미세먼지 절감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러한 지원보다는 기술개발을 통해 미세먼지가 절감될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이 연구개발(R&D) 정책에 쓰이는 게 중요하다. 경기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게 확장재정의 근본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세수 확대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1000원의 세수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면 내년엔 그 이상의 세수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안 된다. 양도세, 재산세 등 부동산을 통해 거둬들이는 세수는 그 규모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기업 유치와 해외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가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업 유턴 정책, 창업 유발 등을 통해 법인세를 늘리고, 소비심리 개선을 통한 소비세 증가 등 다방면에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전문가 우려 목소리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년도 확장 재정정책을 펼치겠다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가뜩이나 부족한 세수를 단기 복지정책에 퍼붓는 것도 문제이지만, 정부 곳간이 점점 줄어드는 게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난 11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확장적 기조 하에 재정의 적극 역할(재정적자, 채무증가)을 통한 확대균형과 긴축기조 또는 통상의 재정 역할(적자, 채무증가 둔화)을 통한 축소균형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리 경제 하방리스크 대응 차원에서 확장재정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국민 세금으로 고꾸라진 경기를 다시 살리고 세계 경제 위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확대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지만 재정수지 악화, 국가부채가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는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어떤 속도로 늘릴 것이며 국민들에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늘어난 재정 용도, 용처가 우리 국민들의 삶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면서 "지출 증대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보다는 민간투자를 이끌어내는 명확한 사전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정책 흐름을 보면 충분히 검토가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계속 지출형태로 (재정정책이) 고착화돼 있는 것은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재정 건전성과 경기부양 두 가지를 놓고 본다면 재정이 악화되더라도 경기를 부양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다만 중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이 어떻게 쓰이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우리나라 미세먼지 절감 정책엔 마스크를 지원하는 예산도 포함돼 있다. 과연 이 예산이 미세먼지 절감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이러한 지원보다는 기술개발을 통해 미세먼지가 절감될 수 있도록 정부의 예산이 연구개발(R&D) 정책에 쓰이는 게 중요하다. 경기부양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게 확장재정의 근본적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세수 확대 중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올해 1000원의 세수 확보를 목표로 세웠다면 내년엔 그 이상의 세수를 늘리는 게 필요하다"면서 "따라서 부동산 거래가 위축되면 안 된다. 양도세, 재산세 등 부동산을 통해 거둬들이는 세수는 그 규모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기업 유치와 해외에 생산기지를 구축했다가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업 유턴 정책, 창업 유발 등을 통해 법인세를 늘리고, 소비심리 개선을 통한 소비세 증가 등 다방면에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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