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아파트 취득 등 224명 대상
30代 이하 편법증여 집중 점검
30代 이하 편법증여 집중 점검
국세청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고 이틀 만에 탈세 혐의가 있는 고가 아파트 구매자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세금을 내지 않고 부모나 배우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편법 증여로 비싼 집을 사거나 전세 계약을 체결한 30대 이하가 집중 조사 대상이다.
국세청은 12일 고가 주택을 매입했거나 전세 계약을 맺은 이들 가운데 자금 출처가 뚜렷하지 않은 탈세 혐의자 224명에 대해 무더기 세무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취득자, 고액 전세입자의 소득·재산·금융자료와 카드사용 내역을 바탕으로 입체적 PCI(자산·지출·소득) 분석을 거쳐 탈루 혐의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혐의를 유형별로 보면 30대 이하 사회 초년생으로서 자산은 거의 없지만 부모 등이 편법 증여한 돈으로 서울·지방의 고가 아파트를 구입한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부모 등 직계존속이 자녀에게 증여한 금액 규모가 10년간 5000만원(증여재산 공여 한도)을 넘으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하지만 이들은 법을 어기고 탈루한 것으로 국세청을 보고 있다.
비싼 전셋집에 살면서 전세금을 부모 등으로 받는 편법 증여 의심 사례도 확인됐다. 또 주택·상가 등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실거래가로 쓰지 않고 서로 짜고 업·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거래당사자, 개발 호재 지역 주변 땅을 헐값에 사서 허위·광고로 판매하는 기획부동산 업체 등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금융조사 등을 통해 조사대상자 본인의 자금원 흐름뿐 아니라 필요한 경우 부모 등 친인척 간 자금흐름과 사업자금 유용 여부까지 면밀히 추적할 방침이다.
또 취득한 부동산의 자금원이 유출된 사업자금인 경우 해당 사업체까지 세무조사하고, 차입금으로 자산을 취득했다면 향후 부채 상환 과정까지 계속 들여다볼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득을 탈루하거나 법인자금을 사적으로 유출하는 조세포탈 행위에 대해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지난달 11월 착수한 '서울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 조사'팀의 조사 결과에서 추가로 통보되는 탈세 의심사례에 대해서도 자금출처 등을 꼼꼼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상조 실장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청와대 '3실장'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정 지역의 고가 아파트 구매자 중 자금 조달계획서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들은 조만간 출처를 소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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