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1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김상조 정책실장을 겨냥해 "낭떠러지로 향하는 고속도로임을 알고도 엔진 더 세게 밟겠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3실장의 합동 기자간담회를 보고 남은 2년 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며 "(3실장은) 집권 전반기를 대전환이고 후반기를 도약이라고 설명했는데 대한민국을 정상에서 비정상으로, 자유에서 억압으로, 번영에서 침체로 더 나쁘게 대전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대로 계속 간다면 도약이 아니라 몰락만 있을 뿐"이라며 "이러한 실패와 폭주를 막기 위한 첫 번째 과제가 바로 예산 심의"라고 강조했다. 내년 예산안 심사에서 대규모 삭감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514조 슈퍼예산은 지금 우리 경제에 너무나 큰 짐이다. 국민과 기업들은 어려워죽겠다는데 그 와중에 정부는 몸집만 더 키우겠다는 것"이라며 "반드시 필요한 민생, 안전 예산은 키우고 묻지마 과소비 예산은 삭감하겠다. 국민 분열 예산, 총선용 현금 살포 예산은 허락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한국당이 협상안을 제대로 가져와서 이야기와 협의를 해야지, 다 피하는 것 아니냐. 정치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에도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협상과 협박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이 정당 대표까지 맡고 있는 우리 정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선거법 개정안 협상을 단 한 번도 피하거나 게을리한 적이 없다. 독자적인 의견과 안을 내고 모든 것을 포함한 협상다운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것은 한국당"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연동형 비례제 생떼를 안 받아주면 안 된다며 협상을 걷어찬 건 야합세력"이라며 "협상이라는 말 자체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