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주회사 숫자가 지난해와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부채비율이나 자·손자회사 지분율은 법령상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은 계열사 중 절반 이상이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돼 이들 회사를 통한 기업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에 악용될 수 있다는 해석도 따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의 '2019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지주회사는 지난해와 같은 173개였다. 자·손자·증손회사는 1983개였다. 지주회사 가운데 자산총액이 5000억원 미만인 회사는 94개(54.3%)였다.
지주회사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해(33.3%)와 큰 변동 없는 34.2%로 법상 기준(200%)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을 일컫는 '전환집단'은 23개로 지난해와 비교해 1곳 늘었다. 전환집단은 대기업집단 중 지주회사와 자·손자·증손회사 자산총액 합계가 기업집단 회사 전체 자산총액 합계의 50%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구체적으로 롯데·효성·HDC 등 3개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새로 전환했고, 지주회사 체제인 애경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됐다. 메리츠금융·한진중공업·한솔은 대기업집단에서 빠졌다.
전환집단의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 일가(총수포함)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27.4%, 49.7%로, 지난해 같은 시점과 비교하면 총수 지분율(28.2%)은 다소 감소했지만, 총수 일가 지분율은 증가했다.
전환집단은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60개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보유(편입률 79.0%)했다. 반대로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는 계열회사는 170개로 확인됐다. 이 중 사익편취 규제 대상인 회사는 81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는 28개였다. 즉, 합치면 64%에 달하는 109개가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나 경제력 집중 등에 이용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특히 사익편취 규제 대상 계열사 81개 중 9개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분을 갖고 있었다. 이들 계열사(9개) 중 6개는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이었다. 박기홍 공정위 지주회사과장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와 지주회사 안 계열사 사이에서 (부당한) 내부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