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호 사장 “변화 갈림길…잘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을 것”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사진)는 11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모두가 안 될 거라고 했지만 했다. 밤새워 직원의 자녀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에만 골몰한 결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제2 도약의 승부수도 띄웠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DNA를 이제 주주들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의 목표는 금융제조사이자, 금융의 벤처다.
"금융상품 유통 뿐 아니라, 발품을 팔아 딜에 나서 구조화한 상품을 만드는 것도 직접합니다. 전통금융이 아닌 금융의 벤처가 되자, 스타가 경영하는 회사가 아닌 스타들이 일하는 회사가 되자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입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강소 IB 하우스로 자리매김한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상장을 앞둔 최근에는 입지 강화에 보다 힘을 써 온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회사는 부동산과 신재생에너지 금융분야의 특화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년 평균 242억원 이상의 IB 금융자문 수수료 수익을 낸다. 총 11개 본부 60여명의 IB 전문인력이 전체 인력의 30%에 달하는 것도 강점이다. 공은 직원들의 헌신에 있다는 기 대표다.
"출범 이듬해부터 실적이 가시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트랙레코드도, 레퍼런스도, 캡티브 마켓도 없었는데 말이죠. 불모지에서 출범해 열정을 불사른 직원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쓴 '최초' '최고' '최대' 타이틀은 수도 없다. 제주 탐라 해상풍력 발전 관련 자문 및 자금조달 원스탑 서비스의 경우 국내 최초다. 전남 신안 풍력발전소의 '주민참여형' 사업 역시 국내 최초로 사업화했다. 수상 태양광발전소 사업은 세계 최대 사업으로 꼽힌다.
채권 매매와 여전채 인수 부문에서도 탑티어 증권사다. 그렇대도 회사는 잘하는 것에 안주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형사들이 이미 레드오션화한 시장에서 그나마 핑크오션, 블루오션이라고 보이는 길목은 늘 지켰습니다. 주저함은 없었습니다. 과감함은 무기죠. 금융의 벤처가 되려면 항상 남들보다 과감한 의사결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를 누구보다 빠르게 감지한 점도 회사 입지를 탄탄하게 한 요인이 됐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헤지펀드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신기사), 중기특화증권사 라이센스 등을 따낸 1호 증권사다.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해외대체투자 시장으로의 흐름은 2016년 당시 전 세계 트랜드였고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었습니다."
글로벌 대체투자 상품 매출실적이 2014년 이후 뚜렷한 우상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회사가 현재까지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판 해외대체투자상품 규모만 약 3조5000억원에 달한다. 대체상품 다변화를 추구한 결과다. 실제 빌딩 등 부동산 자산은 25.1%에 불과했고 해외사모펀드(33.8%), 인프라(36.6%) 자산 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글로벌 혼합(48%)과 미국(25.8%)은 물론 유럽(20.4%), 아시아(5.7%) 등 지역 다변화 전략도 맞아 떨어졌다.
2016년 취득한 중기특화증권사 입지는 견고하게 지켜내고 있다. "3년간 총 7500억원 규모의 중소벤처 기업금융 실적을 주도해 왔고 올해는 작년(2856억원)보다 좋은 결과를 시현할 수 있을 걸로 봅니다. 모험자본 투자라는 것은 벤처기업의 태동부터 기업공개(IPO) 시점까지인데, 더디지만 지속되고 있고 영속돼야 할 문제입니다."
최근 사모펀드 관련 사태로 시장 위축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모펀드시장 참여자로서 책임은 통감합니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로 시장 참여자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우려되네요. 사모펀드시장 전반의 문제라면 대수술이 필요하겠으나 부분의 사고는 관련 문제만 개선하면 됩니다. 예전 파생상품 사태가 준 교훈을 반면교사 삼아 우를 범해선 안 됩니다."
회사는 최근 전체 공모 물량의 60%인 96만주에 대한 수요예측 결과 102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945.66대 1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원칙은 곧 지름길이 돼 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기 대표가 강조한 얘기다.
"금융사는 신뢰를 먹고 사는 회사입니다. 신뢰가 깨지면 존재가 불가하죠. 상장사나 비상장사나 다름없이 강조해야 할 부분이지만, 상장사라면 어제보다 더 강화된 요건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봅니다. 상장사 직원으로의 역할이 무거워진 만큼 매일 임직원에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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