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모임, 우리공화당 등 보수우파 정치권의 통합 바람이 거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지난 6일 보수통합의 불씨를 되살린 뒤 본격적으로 통합의 단추를 꿰어 나갈 실무진도 윤곽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 번 분열의 강을 건넌 보수우파가 다시 한 데 모이려면 아직은 명분도 실리도 부족하다. 황 대표가 '보수빅텐트'를 앞세워 큰 뜻 아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당성 등 소소한 이견을 묻고 가자고 설득하고 있으나, 통합해야 한다는 총론에서는 모두 공감하더라도 통합의 방식과 전제조건이라는 각론에서는 저마다 입장이 다르다. 디지털타임스는 보수통합의 실현가능성과 과제 등을 가늠해보고자 김태흠 한국당 의원과 변혁 소속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으로부터 통합의 개인적인 견해와 전망을 들어봤다.
<미니인터뷰> '정풍운동' 일으킨 김태흠 한국당 의원 "보수우파 대통합 반드시 필요"
한국당 내에서 이른바 '정풍운동' 바람을 일으킨 김태흠 한국당 의원은 보수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김 의원은 "(보수통합은)정치적 유불리로 이합집산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 미래의 가치를 중심으로 함께 해야 중도까지 어우르는 진정한 대통합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도 초선 의원들이 대통합 과정에 열심히 참여하고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 표명을 했을 정도로 보수통합의 공감대가 잘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면서 "한국당도 보수통합 기구를 만들기로 했고, 변혁도 화답해서 통합기구를 만들기로 했으니 통합기구 실무진들이 각 당의 의견들을 모아 잘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 다만 김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느냐 부정하느냐를 놓고 변혁과 우리공화당이 대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과거를 논하면 미래를 향해서 갈 수 없다"면서 "지금은 미래의 가치, 새로운 가치를 논의해야지, 과거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극우성향인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이 중도지지층 이탈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보수우파 대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바다는 모든 물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해불양수(海不讓水)처럼 포괄적인 보수빅텐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일단 통합의 물꼬를 텄으니 가급적 당내에서 개인적 의견을 많이 표출하는 것보다 통합 실무기구에서 어느 정도 의견을 모은 다음에 이견을 제시하는 것이 통합의 길을 가는데 있어서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태흠 한국당 의원
<미니인터뷰> 변혁 측 하태경 "개혁보수 통합이라면 가능"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보수 통합의 전제 조건을 '개혁보수'로 못 박았다.
하 의원은 보수 통합 가능성과 관련해 "유승민 변혁 대표가 말한 것처럼 개혁보수로 통합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밝힌 3원칙이 통합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유 의원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통합을 제안하자 보수 재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을 제시했다.
하 의원은 보수통합의 방식을 놓고는 '헤쳐모여'식을 주장했다. 이는 한국당을 포함한 각 당이 해체 후 헤쳐 모이는 방식이다. 사실상 변혁이 한국당에 흡수되는 방식으로의 통합에는 선을 그은 셈이다.
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여온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에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우리공화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유승민계와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 의원은 "(우리공화당이) 통합의 전제 조건에 동의하면 (함께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우리공화당이 동의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우리공화당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 의원은 "통합의 첫걸음은 보수가 탄핵의 강을 넘어 탄핵을 극복하는 것이다. 더 이상 탄핵을 가지고 서로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유 대표 입장에서는 과거 화해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정치적 원한과 갈등을 내려놓고 과거 집착이 아닌 미래개혁의 깃발 아래 하나 돼야 한다"며 "(친박이) 탄핵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까지 집착한다면 탄핵 극복 세력인 변혁은 따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 의원은 최근 피어오르고 있는 유 대표의 험지 출마론에는 "유 대표는 자기 헌신을 할 것이며, 희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재섭·윤선영 기자 yj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