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의 위기] ‘혁신’ 없는 골리앗, 이커머스 돌팔매에 쓰러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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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골리앗' 대형마트가 이커머스의 돌팔매에 쓰러진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새벽배송과 최저가 전쟁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속에서 대형마트들이 변화와 혁신 없이 현실에 안주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0조6168억원이었던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지난해 30조290억원으로 오히려 1.9% 줄었다. 이마트가 12조6850억원에서 17조491억원으로 34% 늘리며 고군분투했지만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뒷걸음질친 때문이다.

반면 쿠팡을 필두로 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매출은 매년 날개돋친 듯 늘어나고 있다. 2014년 매출이 3485억원이었던 쿠팡은 이제 4조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이 됐다. 같은 해 1575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티몬은 3배 넘게 성장하며 5000억원을 돌파했다. 위메프도 1259억원에서 4294억원으로 역시 3배 넘게 덩치를 불렸다.

쿠팡과 위메프, 티몬, 이베이코리아,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을 더하면 7조원을 웃돈다. 거래액 기준으로 바꿔 보면 30조원을 훌쩍 넘는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전체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 규모로 봐도 유통업계의 '대세'는 이커머스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가 어쩌다가 스타트업 출신 일색인 이커머스에 시장을 내주게 됐을까.

업계에서는 시장의 변화에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지금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1인가구의 증가, 온라인으로의·모바일로의 소비문화 변화 등을 따라가지 못하고 기존의 할인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커머스 기업들이 PC에서, 모바일에서 쇼핑 최적화를 경쟁해왔던 것과 달리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마트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다. 최근에서야 이마트가 'SSG닷컴', 롯데쇼핑이 '롯데온' 등을 내세우며 온라인몰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수준이다.

시장의 무게중심을 움직이는 변화들도 대부분 이커머스에서 시작된다.

가장 큰 예시가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배송 혁신'이다. 쿠팡이 '당일 배송'을 내세운 로켓배송을 시작한 후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당일배송·익일배송을 구현했다. 쿠팡과 마켓컬리는 오후 11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배달을 완료하는 '새벽배송'까지 운영 중이다.

타임세일·데이 마케팅·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등 시장 선도적인 마케팅도 이커머스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마트가 '국민가격', 롯데마트가 '극한가격' 등 차별화된 초특가 마케팅으로 시장 주도권을 되찾아오려 했지만 결과는 '적자' 성적표 뿐이었다.

대형마트로서도 할 말은 있다. 출점제한·의무휴일제 등 각종 유통업 규제가 대형마트만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출점도 할 수 없고 매출이 높은 주말에도 쉬어야 하는 데다 지역 상권과의 상생까지 고려해야 하는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손발이 묶인 채 이커머스와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사업 초기의 애매한 포지션을 활용해 사실상 규제 없이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대형마트는 시장 변화에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소비자의 변화를 따라갈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유통공룡의 위기] ‘혁신’ 없는 골리앗, 이커머스 돌팔매에 쓰러진 이유는
이커머스와 대형마트의 실적이 엇갈리고 있다. <쿠팡, 이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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