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만찬 회동 이후 "외교안보, 민생, 선거제도 개혁, 개헌에 이르기까지 국정전반에 걸쳐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졌다"고 평했다.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만찬회동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면서 "더불어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밥그릇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정의당 입장에서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심 대표는) 이제 양극화 구조에서 국회도 자유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재와 같은 국회는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그래서 정치개혁을 하기 위한 문제를 마치 밥그릇 문제로 비화하는 것은 굉장히 정의당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수석대변인은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이 제시한 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며 "이에 일부 (다른 당) 대표들이 반박하면서 서로 언성 높아지는 등 매우 회담 열기 고조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황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선거제도 개혁 등 패스트트랙 협상 과정에 이견을 보이면서 언성을 높였던 점을 짚은 것이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이) 잘 처리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단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비롯한 여야 쟁점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소통기구를 본격 가동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수석대변인은 "향후 대통령과 정치권 대화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여야정 협의체의 복원"이라며 "대표든 원내대표든 5당이 대통령과 협의하는 여야정 상설협의체 복원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심 대표는 국회에서 정치협상회의가 작동돼야 한다고 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다른 당 대표들도 정치협상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며 "유독 황 대표는 '원내가 (협상을) 하는 게 좋겠다, 원내와 협의해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정리했다.
패스트트랙 법안 외에도 남북관계와 한반도 비핵화 및 북미회담 등도 화두에 올랐다.
김 수석대변인은 "남북관계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매우 긴 논의가 있었다"며 "심 대표가 북미간 협상에 정부의 낙관적 기대가 앞서서 남북 관계의 영향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한미동맹과 국제제재를 중시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더욱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남북관계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또 "(심 대표가)북미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북미대화의 실패에도 대비해야 한다, 북미간에도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비해서 남북관계가 작동할 수 있는 독자적인 룸을 확보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법으로 계속 관광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선언해야 한다. 그 다음에 국제 제대와 관계없는 교류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분야를 적극적으로 촉구했다"고 추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심 대표의 지적에 문 대통령도 이제는 북미대화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 적극 공감을 표시했다"고 했다.
심 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민생과 관련해 "지금의 정부의 확대 재정과 민생정책은 보편적 복지 분야에 주로 집중돼 있다. 예를 들어 아동수당 무상교육 같은 보편적 복지 분야에 확충돼 있으나, 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은 오히려 복지가 축소하고 있다"며 "지금은 보편적 복지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취약계층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종합 대책을 강구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정책과 관련해서는 "현 정부가 출범부터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했으나 공약이 이행되지 않아서 매우 불만이 고조돼 있다"며 "노동공약을 책임있게 이행하지 않는 한 계속 노동계의 불만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도 남겼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만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황교안 한국당 대표, 정동영 평화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청와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