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를 더한 금융서비스를 대거 등장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금융보안 사고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이버 금융보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하면서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 의무에 대해 언급했다. 금융보안에서 더 나아가 사이버안보 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왔다.
7일 금융보안원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 2019'에서 손병두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금융회사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이 정보보호·보안에 관해 일차적 책임을 지는 방안을 찾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는 책임감을 갖고 정보기술(IT) 아웃소싱 확대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관리·감독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며 "금융회사들은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고, 핀테크 기업들도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손 부위원장은 "정부는 국제 금융기구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금융안정 확보를 위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발표한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이버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이제 지능화된 사이버 공격이 국경을 넘어 공공, 민간 부문 구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관련해 미국·일본·중국은 사이버안보 전략뿐만 아니라 사이버 안보에 관한 통합 법제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아직 한국은 통합 법제 논의까지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4월 청와대가 국가사이버안보전략을 발표하면서 사이버안보에 대한 범정부적 노력이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공공과 민간 간 통합적 사이버 보안 거버넌스 구축이 절실하다"며 "금융규제당국, 금융사, 금융보안 전담기관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는 운영되고 있지만 전자금융업자(ICT회사)의 참여는 다소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TTA TCS, ISCO TC68 등 국내 표준기구를 중심으로 해외 주요 금융권 사이버 보안 전담기관과의 국제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증하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성호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444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상반기 피해액만 3322억원"이라며 "지난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대포통장은 6만933개였으며 1금융권보다 2금융권의 대포통장 증가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팀장은 "앞으로 금융회사는 금융이용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금융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회사가 고객 피해에 대해 1차적 책임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예방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금융소비자들이 안전한 금융사를 선택·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피해 예방 노력을 나타내는 다양한 정보에 대한 공시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금융보안원 주최로 열린 '금융정보보호 컨퍼런스 2019'에서 축하를 하고 있다. 주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