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한국에 투자한 외국기업의 경영환경 만족도는 '낙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지난 2년 새 노동, 연구개발(R&D) 환경 등이 더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6일 코트라가 발간한 '2019 외국인투자기업 경영환경 애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외국인 투자기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345명)의 26.7%만 전반적인 경영환경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보통'이 60.6%로 가장 많았고, '불만족'과 '모름·무응답'이 각각 6.4%였다.
이는 2017년 설문조사 때 '만족한다'(27.3%)보다 소폭 하락한 것이다. 2013년 조사 때(47.5%)보다는 무려 20.8%포인트나 급락했다.
항목별로는 노무환경과 R&D·혁신 환경에 대한 만족률이 각각 18.3%로 가장 낮았다. 지식재산권 보호(21.7%)와 세무(26.1%), 규제(26.7%), 행정(29.8%) 등에 대한 만족도도 비교적 낮았다.
이에 비해 입지(43.2%), 물류(35.7%), 금융(31.7%) 환경 등은 전체의 30%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노무 환경의 경우 높은 임금과 인력 수급의 어려움, 노조 관련 이슈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R&D·혁신 환경의 경우 전문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답변이 많았다.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선결돼야 할 '최우선 과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노무 환경'이라고 답한 비율이 2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규제(22.3%), 세무(12.8%), 금융(8.7%) 등의 순이었다.
향후 투자 계획과 관련해 앞으로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8.8%에 그쳤다. 2년 전 조사 때보다 2.4%포인트 낮아졌다.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기업은 2.9%포인트 증가한 11.9%였다. 이밖에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2.9%였고, 나머지 6.4%는 '모름·무응답'이었다.
투자를 줄이겠다는 이유에 대해선 '성장 잠재력 쇠퇴'를 꼽은 곳이 4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국 내수시장 축소'와 '한국 내 경영성과 악화'가 각각 39.0%로 뒤를 이었다.
한편 코트라가 별도 발간한 '외국인투자기업 생활환경 애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사는 외국 기업인의 전반적 생활환경 만족도는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300명) 가운데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답변이 75.7%에 달했으며, 23.0%는 보통이라고 밝혔다. '불만족' 비율은 0.7%에 그쳤다. 지난 2017년 조사 때보다 만족률이 13%포인트나 올랐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