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노동유연성 확보가 가장 시급"

"민간이 고용 늘리기 어려워
실업률 감소는 통계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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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오포자'(연애, 결혼, 출산, 집, 경력 등을 포기한 사람)로 일컬어지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악화일로의 경제 상황과 경직된 노동시장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민간이 고용을 늘리는 식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것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는 163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15만8000명(1.0%) 증가했다. 이로써 15세 이상 인구(4454만6000명) 가운데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6.7%에 달하게 됐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는 사람을 지칭한다. 즉,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났다는 것은 '잠재적 실업자'가 증가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상적으로 불황이 심해지면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난다"며 "불황이었다가 경기가 좋아질 조짐이 보이면 실업률이 올라간다"고 했다. 경기에 따라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경우 자연히 실업률도 오를 수 있지만, 제조업 침체 등 작금의 경기악화 국면에선 이런 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노동 공급 측면에서는 (경제) 상황이 좋지않다 보니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이고, 수요 측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업률이 줄어들었다는 정부 설명을 두고서는 '통계 착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통계와 관련, "체감 실업률을 보여주는 확장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고용시장이 활발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사실상 구직 단념자로 봐야 하는데, 이들은 집계에서 빠진다"며 "때문에 실업률이 줄어든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1년 이내 임근근로 취업 희망자들의 희망 월평균 임금이 100만∼200만원(35.7%), 200만∼300만원(40.7%)에 몰린 점을 들어 취업에 절박한 사람이 많다는 점을 짚었다. 나아가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등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인해 고용상황이 나빠지는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같이 내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일할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라며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구조적으로) 비숙련 노동자가 많다.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성 교수도 "일을 하려는 사람도, 시키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 노동시장 경직화로 인해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소득이 낮은 계층이나 일자리가 없는 분들의 소득불평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가 9만7000명 늘고, 40대(-13만6000명)와 50대(-5만5000명) 등 장년층 자영업자가 줄어든 상황도 문제로 꼽혔다. 박 교수는 "(임금 인상으로) 사람 쓰기가 부담스러워졌으나, 벌려놓은 장사를 접을 수 없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실장은 "(상황을 해소하려면)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취업준비생 등이 늘었다는 것은 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개념"이라며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단기적 일자리를 늘리는 게 아니라 민간이 적극적으로 투자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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