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위증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행동도 묵과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주 막 나가는 청와대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피감기관 청와대 일원이 아닌 입법부 탄압기관의 일원이라도 된 듯 야당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실장은 국민을 계속해서 기만했다"며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중 북한의 도발을 지적하자 장례 마치고 쏜 것이라고 했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이동식 발사는 못한다고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 정 실장의 답을 들으며 대한민국 안보실장인지 북한 안보실장인지 묻고 싶었다"며 "정 실장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당장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방위 회의에서 정 실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서훈 국정원장은 (국감에서)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부족하고, (북한이 미사일 등의) 양산체계에 들어가기 전인 지금부터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ICBM의) 이동식 발사 문제는 위증에 해당한다"며 "이 부분의 검토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자신과 언쟁을 벌인 강 수석에게도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정 실장의 국민 기만 발언을 지적하는 야당 원내대표에게 갑자기 고성을 지른 강 수석"이라며 "보다보다 이런 정무수석은 처음 본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무수석이 하는 일이 무엇인가"라며 "야당과 원활한 대화를 해 국정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런 정무수석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야당과 대화가 아니라 전쟁을 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지 표명"이라며 "청와대는 이 일에 대해 어떤 입장 표명도 안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문제가 덮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야당들도, 일부 여당 의원들도 문제 제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청와대가 제대로 정리하는 것만이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