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제 성적표 '최악', 소상공인기본법 처리할 것"
민주당, "벤처투자 최대치 경신, 성장지원펀드 내년까지 총 8조원 조성"
21대 총선에서 '경제' 화두를 선점하려는 여야의 공수(攻守)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 하락 불안이 커지면서 '경제'에서 승기를 잡아야 민심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 대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의 경제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좌파경제실험으로 경제와 민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소상공인들은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 주휴수당 등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어 "(한국당이) 현장의 절규를 이처럼 들으면서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을 비롯한 소상공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여전히 국회에 발이 묶여 있다"면서 "정권의 무관심과 무책임 때문에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고 여당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낙제점'을 매겼다. 이 대변인은 "연간 성장률 2% 미달 전망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비정규직 비중 2007년 이후 '최대', 수출감소율 '최대', 소득 불평등 '최악'. 임기 절반을 마친 문재인 정권의 '최저', '최대', '최악'의 성적표"라며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뿐이고,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내년에도 초수퍼예산의 확장적 재정 기조를 고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소득주도성장 경제실험으로 대한민국 경제 주축인 소상공인의 기반이 무너졌고, 취약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은 더욱 감소해 소득 격차만 커졌다"면서 "좌파 경제 정책으로는 현장의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담을 수 없고, 국민의 고통은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제정책의 결과"라고 공격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전반기 경제성과를 부각했다.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금융혁신과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2년 반 동안 사상 최대 벤처투자 실적을 냈고,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개선됐다고 자평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엔젤투자액은 5000억원을 넘어섰고 신규 벤처투자액은 4조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또 신설법인수 10만개, 벤처법인수 3만8000개 돌파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냈다.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은 문재인 정부 2년 만에 3개에서 9개로 늘어 세계 6위를 달성했다. 국가경제자문회의는 모험자본을 육성할 수 있도록 성장지원펀드를 내년까지 총 8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김진표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은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금융을 혁신하고, 모험자본투자가 용이한 시장 구조를 형성하면, 내년에는 2000년대 초반 경험한 벤처 열풍과 같은 제2벤처 붐이 조성될 것"이라며 "우리 경제에 20개 이상의 유니콘기업이 출현하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를 거쳐 엔젤투자를 할 금융기관에 직접 엔지니어를 투입하거나 전문가 집단의 자문위원회 등을 구성해 벤처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만들었다. 김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에서 "벤처시장에 자금은 많이 공급됐으나 좋은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이 줄고 있다는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 금융기관 별로 좋은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들이 벤처기업의 미래가치를 평가하도록 해서 투자하고, 개인 자본이 금융투자를 따라 엔젤투자에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최고의 엔지니어들이 대기업에 안주하지 않고 창업을 선택하게 되면 제2의 벤처 창업 열풍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운열 부의장은 "신기술이 개발되면 궁극적으로 제품을 소화할 수 있는 수요처가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현실에 맞춰 자금과 기술을 갖고 있는 대기업이 수요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M&A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이 (벤처 분야에) 진출하는데 제약조건이 많은 점을 어떻게 전향적으로 풀어낼지, 장기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벤처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김진표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오른쪽)과 이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전반기 소상공인 정책평가' 대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