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5·7일 두차례 논의
中企 강력요구에 방향 선회한 듯
유예 금지 노동계와 충돌 일수도
中企 강력요구에 방향 선회한 듯
유예 금지 노동계와 충돌 일수도
내년부터 시행하는 300인 미만 사업장 대상 '주 52시간 근무제' 수정안이 오는 11월 중순 사실상 확정될 전망이다.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정안에는 6개월 내지 1년 간 계도기간을 줘 시행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안이 이르면 오는 11월 초, 늦어도 11월 중순에는 확정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 52시간제 수정안을 두고 5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회의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의를 통해 논의가 끝나면 최종 보완 대책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플랜A, 플랜B 등 두 가지가 있다"면서 "이 중 어떤 방식으로 갈지는 환노위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중소기업계가 제도 시행을 1년간 유예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보완책에는 유예안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부터 중소기업 업계와 잇따라 만나 주 52시간제 시행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견을 청취했다. 홍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부는 당초 관련 제도 시행 시기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았지만, 중소기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성장률 하향조정, 글로벌 악재, 비정규직 증가 등 우리 경제가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경기침체와 저성장 등으로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인데,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적용 등으로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 고용 창출은 물론 인건비 부담 등으로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문제는 노동계다. 노동계는 개정 근로기준법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3개월로 묶여 있는 탄력근로제 운용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는 합의안 외에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환노위 등 국회에서 1년간 제도기간을 유예한다면 정부와 노동계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동계를 설득하는 곳은 중소기업계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3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방문해 주 52시간 시행을 1년간 유예하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국회 방문도 추진하고 있으며 내달 13일엔 중소기업단체와 공동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한편 주 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하는 것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작년 7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50~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내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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