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캠코더`가 장악한 공공기관… 이러고도 公正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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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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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에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가 대폭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올 9월 현재 국내 339개 공공기관에 재임 중인 기관장, 감사, 상임이사 등 총 1031명의 출신 이력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이 가운데 공공기관 출신이 3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 출신은 24.9%, 학계 출신은 9.8%, 세무회계 출신은 6.5%, 정계 출신은 6%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정계 출신 기관장 18명 가운데 13명(72%)은 '캠코더 인사'인 것으로 분석됐다.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인 셈이다. 정계 출신 감사 32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명도 '캠코더 인사'로 평가됐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연말 기준)과 비교해보면 정계 출신 기관장 비중은 무려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감사도 33.3%나 증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회 시정연설에서 '공정'을 가장 강조했다. '공정'을 27차례나 언급하며 "공정을 위한 개혁을 더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이 국론 분열로 이어진 현실을 고려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도를 넘은 공공기관 '캠코더 인사'를 보니 공허감만 든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표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같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로는 공공기관 혁신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공공기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기관장의 의지와 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정부 정책만 따르는 사람들을 잔뜩 심어놓은 행태는 결국 공공기관 개혁에는 관심이 없고 정권 지지 세력을 더 키우겠다는 심사로 밖에는 해석이 된다. 전문성이 결여된 이런 인사는 불공정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과거 정부에 대해 낙하산 인사를 꼬집으며 정의와 공정이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적폐 청산을 추진했다. 그런데 자신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캠코더 인사를 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고도 공정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공정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집권 후반기를 맞았다. 앞으로 국정을 쇄신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정권 주변 인사들 자리 만들기에 지나지 않는 '캠코더 인사'를 계속 고집한다면 갈길이 멀다. 공정을 위한 개혁은 캠코더 인사 척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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