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포럼] 위기의 로봇산업, 이대로 방치할 건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910/2019102302102369061001[1].jpg "[포럼] 위기의 로봇산업, 이대로 방치할 건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약 3조 원 이상의 자금이 정부와 지자체에서 로봇산업을 위해 투입되었다. 하지만 일본, 미국, 유럽과의 기술격차는 줄이지 못했고 중국에 추월당한 모양이 되었다. 국가 지원은 로봇기업들이 안주하도록 했으며, 국가 연구소와 대학교에는 어려운 실용화와 거리가 있는, 항상 성공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렇기 때문에 3차 기본계획은 로봇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3차 기본계획에서 강조된 3대 제조업 분야는 로봇산업의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수익성 낮은 뿌리산업에서 로봇산업은 돈을 벌기 어렵다. 섬유산업과 식음료 산업은 대부분 자동화를 요구하고 로봇에는 물류, 핸들링 분야의 작은 시장을 제공한다. 돈을 벌고 있는 경쟁력있는 제조업 분야와 함께 할 때만이 로봇산업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로봇을 일본에 거의 다 내주고 있어도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4대 서비스 로봇 분야 중에서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돌봄과 의료 분야이다. 이 두 분야는 더 확대해서 선진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헬스케어 전 분야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용화와 거리가 먼 웨어러블 로봇 분야는 산업부, 중소기업부, 국방부 등에서 모두 중요하고 다루고 있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물류는 시장성은 매우 좋지만, 미국·중국·유럽 정부의 노력과 지원 그리고 그들의 좋은 환경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는 고래 싸움에 새우 입장이 된다.
3대 부품과 4대 SW 기술은 이미 많이 오랫동안 지원해 온 것인데 아직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 계속 지원하기로 한 것 같다. 로봇에서 부품을 표준화한다는 노력과 SW를 플랫폼화·표준화한다는 노력은 인간의 모든 직업에서 요구하는 각각 다른 전문성을 통합하려는 노력과 비슷할 수 있다. 로봇은 응용분야별로 다른 부품 및 SW 기술을 요구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이 분야는 응용범위가 명확하게 못하면 성공 가능성은 적다.
종합적으로, 3차 기본계획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4대 강국, 5년 뒤 15조 매출이라는 목표와 세부적인 추진 내용이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03년과 비교하면 우리 주변의 환경이 너무나 많이 바뀌었다. 특히 중국 때문에 그러하다. 시진핑의 '제조 2025계획'이 완성되면 대한민국 로봇산업은 사라질 것 같은 위기감도 든다. 현재 일본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시작된 소재·부품·장비 자립을 위한 투자에서도 로봇기업은 벗어나 있다. 감속기의 시장이 되는 로봇산업은 부품산업과 장비산업 중간에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로봇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관련 규제라는 불리한 환경까지 이겨내야 하는 힘든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로봇산업은 정부와 함께 새롭게 출발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산업부의 신임 기계로봇 과장과 로봇 PD에게 부탁하고 싶다. 어려워지고 있는 현장을 이해하고 성장과 직접 연결되는 새 계획과 정책을 세우고, 로봇산업의 잠재력이 분산·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반드시 보답은 반드시 있다. 로봇인들은 정부와 함께 힘을 모아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함으로써 로봇산업을 위한 대한민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로봇산업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로봇산업의 성공 여부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