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한파주의보와 같은 기상 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전일 대비 주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매출은 날씨가 맑은 날이 눈이나 비가 내린 날 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기상 예보와 날씨에 따른 금융 소비자의 행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상특보가 발효된 66일간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평균 0.26% 하락했다.
기상특보가 없는 날의 평균 등락률 -0.03% 보다 크게 감소하고 주식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모두 감소했다.
특보가 있는 날의 평균 거래량은 3억8000주, 거래대금은 6조원으로 나타났다. 특보가 없는 날의 3억9000주, 6조4000억원에 비해 작다.
거래량 당 거래대금도 특보가 있는 날은 1만5861원으로, 없는 날 1만6371원보다 적었다.
특보의 종류별로 볼 때 호우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날의 전일 대비 지수의 감소폭이 특히 컸다.
호우주의보가 내린 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평균 0.43%, 0.72% 각각 하락했다. 한파주의보가 있을 때는 코스피가 평균 0.38%, 코스닥은 0.61% 내렸다.
연구소 관계자는 "흐린 날보다는 맑은 날의 주식 수익률이 높다"며 "맑은 날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끼친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카드 매출은 평일과 공휴일 모두 날씨가 맑은 날의 결제액이 눈이나 비가 내린 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눈이나 비가 오는 날에는 식생활에 대한 소비 비중이 맑은 날에 비해 평일 기준 0.02%포인트 낮은 반면, 쇼핑·유통에 대한 소비 비중은 0.07%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기준으로는 맑은날 식생활 평균 매출이 눈이나 비가 오는 날 보다 0.01%포인트 높고,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은 쇼핑·유통은 2.5%포인트 식생활에 비해 높았다. 눈·비가 올 때 온라인 쇼핑과 백화점, 면세점은 매출이 오르고 대형 할인점과 편의점 등은 매출이 감소했다.
야회·문화 업종도 눈·비가 오는 날 매출이 적었지만, 실내 활동은 매출이 늘었다. 실내 활동이더라도 골프 연습장은 매출이 증가한 반면, 노래방과 당구장은 매출이 감소했다.
은행의 경우 여·수신 신규 가입은 날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달 평일 말일과 마지막 주 금요일, 연휴 앞·뒤 날에 신규 가입자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소 관계자는 "카드 매출을 보면 기상 예보에 민감한 업종은 주로 예약을 통한 소비이거나 계획적 소비인 반면, 실제 날씨와 기상 예보에 덜 민감한 업종은 주로 필수재나 일상 생활 속 잦은 소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진현진기자 2jinh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