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E '디스커버 모어' 콘퍼런스
설비·車 데이터 현장 분석·활용
가동률 향상·부품비 감소 효과
SK하이닉스 등 성공사례 발표
설비·車 데이터 현장 분석·활용
가동률 향상·부품비 감소 효과
SK하이닉스 등 성공사례 발표
한국HPE 제공
한국HPE 제공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통신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엣지컴퓨팅 플랫폼 도입을 잇따라 추진한다. 제조설비나 자동차, 기지국 등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현장 기기에서 저장·분석해 바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로 반도체 불량을 찾아내는 영상검사 시스템을 통해 제조 수율을 높이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생산라인의 엣지컴퓨팅 기기를 연결하는 엣지 클라우드 인프라를 도입한다.
송창록 SK하이닉스 디지털 혁신 총괄 부사장은 "반도체 팹 내 영상검사가 필요한 항목이 50개에 달하는데 각각 다른 장비를 써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 상의 데이터와 퍼블릭 클라우드의 분석 서비스, 엣지 기기를 연결하는 엣지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한국HPE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연례 콘퍼런스 '디스커버 모어 2019 서울'에서 혁신사례를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차세대 ERP(전사적자원관리), 데이터 분석, AI를 아우르는 디지털 혁신을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수율 향상의 핵심인 영상분석을 위해 엣지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위해 프라이빗·퍼블릭 클라우드 기업과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SW정의 데이터센터, 데이터레이크,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PaaS),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 빅데이터 분석, AI 기반 IT운영(AIOps), 업무 지원용 챗봇, RPA(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 등 IT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송 부사장은 "디지털 혁신은 바텀업이 아니다"면서 "성공적 추진을 위해선 CEO의 강력한 의지와 지지가 가장 중요하고, 과거 시스템에 익숙한 구성원의 마인드와 문화 변화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왜 혁신을 해야 하고 혁신에서 무슨 이익을 얻을 지부터 정한 후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디자인적 사고와 데브옵스 체계를 잇는 문화를 만들고, 기존 반도체 전문 엔지니어들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무장시켜 양손잡이 엔지니어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그룹 반도체, 디스플레이 계열사 제조공장에 엣지컴퓨팅 기반 영상검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김정민 삼성SDS 박사는 이날 행사에서 "제조현장에 설치된 수억개 센서에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해 분석하려면 데이터를 서버로 보내는 데만 조 단위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중앙 서버와 별도로 준 실시간 연산이 가능한 엣지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변화하는 환경과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빠르게 학습해 최적의 AI모델을 구동하는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2016년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내 50여 가지 불량요인을 실시간 분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공장 내 수십명 인력이 육안으로 하던 불량판별을 GPU(그래픽처리장치)로 5밀리초 이내에 하도록 했다. 또 각종 제조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설비 고장을 예방하는 설비 예지보전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설비 가동률을 5% 높이고 부품 교체비용을 10% 줄였다.
공장 내를 자율주행하며 CCTV와 CCTV 분석서버 역할을 겸하는 이동형 자동순찰기기(AGV)도 개발했다. 이 기기는 삼성 계열사의 베트남 공장에 적용한다.
김정민 박사는 "손바닥 만한 기기부터 GPU 연산기능을 갖춘 중간 규모 장치, 데이터센터급 고성능 기기까지 연결하는 엣지컴퓨팅 라인업을 갖추고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SDS는 영상검사 시스템에 HPE의 엣지컴퓨팅 기기를 적용했다. HPE는 센서 분석에 특화된 'EL10·20·300', 영상분석에 적합한 'EL1000·4000' 등을 공급한다.
유충근 한국HPE 상무는 "국내 대표 자동차 회사도 자동차 조립공장 내 센서 분석을 위해 엣지컴퓨팅 기기를 도입했다"면서 "통신장비·서비스 기업과 고성능 엣지컴퓨팅 기기인 'EL8000'을 5G 가상기지국으로 구축하는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상기지국은 전용 통신장비를 쓰는 기존 기지국과 달리 범용 컴퓨팅 기기에서 통신기능을 하는 형태다. 일반 기지국 사이에 가상기지국을 설치해 통신과 데이터 처리를 동시에 하는 개념이다. HPE는 미국 버라이즌과 협력해 도시별로 수천대 5G 가상기지국을 설치해 실증 테스트를 시작했다.
유충근 상무는 "5G를 토대로 B2B 시장에 진출하려는 통신사들이 엣지컴퓨팅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내년에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업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닐 맥도날드 HPE 하이브리드IT그룹 부사장 겸 글로벌컴퓨팅사업부문 총괄은 "미래형 기업이 갖춰야 할 세가지 키워드는 '엣지 중심·클라우드 구현·데이터 기반'"이라면서 "특히 엣지는 경험 전달과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데이터가 생성·배포되는 포인트로, HPE는 기업들이 엣지에 있는 기회를 활용하고, 물리적 세상과 디지털 세계를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부사장은 "클라우드는 경험일 뿐 종착역이 아니다"면서 "고객이 특정 브랜드나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업무특성에 맞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기업들이 혁신을 위한 투자여력을 얻도록 기존 IT자산을 HPE가 사들여 사용한 만큼 비용을 받는 '파이낸셜 서비스'를 제공하고, 3년 내에 모든 솔루션을 '애즈 어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기업들이 더 나은 보안과 통제성을 확보하면서 사전투자 없이 쓴 만큼 비용을 내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이 끝난 IT설비는 90%를 재활용하고, 나머지 10% 중 97%도 다른 목적으로 재사용하도록 해 전체 설비의 0.3%만 폐기되도록 하고 있다"면서 "목표는 폐기율을 0%까지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기호 한국HPE 대표는 "올해는 미 본사가 설립 80주년, 한국법인이 35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라면서 "고객들이 혁신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가치 실현 속도를 높이도록 소통과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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