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무권리자 특허출원
무효심판 69% 기각·30건 인용
무효심판 69% 기각·30건 인용
기술 탈취로 출원·등록된 특허를 무효심판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 8월 현재 무권리자의 특허출원이라는 이유로 청구된 96건의 무효심판 건수 중 66건(69%)은 기각됐고, 30건(31%)은 인용돼 무효로 판단됐다.
무권리자 특허는 타인이 발명한 기술을 탈취해 자신의 이름으로 출원·등록한 특허를 일컫는 것으로, 특허법 33조 1항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갖지 않은 사람이 출원해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무효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무권리자 특허출원으로 청구된 분쟁은 개인이나 중소기업 간 분쟁이 전체의 80건을 훌쩍 넘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같은 분쟁의 주요 쟁점은 '진정한 권리자의 발명(모인대상발명)'과 이를 약간 개량 또는 변형해 특허를 받은 '특허발명'과의 동일성 여부다.
즉, 모인대상발명과 특허발명이 동일하다고 판단되면 무효화되는 것이다. 기존에는 동일성 판단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했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특허로 받은 발명이 모인대상발명을 일부 변경한 경우라도 통상의 기술자가 발명할 수준으로 큰 효과 등이 없으면 무효 결정을 내리고 있다. 다시 말해, 모인대상발명과 특허발명의 동일성 여부를 다소 완화해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특허심판원은 이러한 판단기준을 적극 활용해 기술탈취 사건에서 진정한 권리자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불복해 2심에 해당하는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은 전체 96건 중 22건(23%)이고, 이중 3건(14%)만 특허법원에서 심결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허무효심판 전체 심결 취소율 27%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특허심판원의 판단이 법원에서 높은 비율로 지지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허심판원 관계자는 "기술탈취로 등록된 특허에서 정당한 권리자를 구제하기 위해 관련 무효심판의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다"며 "심판편람에 최근 판단기준을 추가하는 등 정당한 권리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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