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표가 한국당에 애걸"
바른미래당의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는 21일 당 내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유승민 대표가 탈당을 공식화하자 "빨리 나가라"고 응수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대표가 탈당을 4월부터 생각했으며, 12월에 실행하겠다고 한다"며 "원칙이 없는 전형적 기회주의자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손학규 퇴진을 요구해온 유 대표가 12월 탈당과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손 대표는 "유 대표는 그동안 계파·분열 정치를 앞세웠고 진보와 호남을 배제한 수구보수 정치인이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분파주의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며 "안철수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 합당하고 그 뒤에 뭘 했나. 오직 싸움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보수통합 움직임과 관련해 "유 대표가 자유한국당에 통합을 애걸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무조건 통합은 안 된다고 하지만 유 대표는 한국당에 통합을 애걸하고 있다. 받아주지 않으면 신당 창당하겠다 협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통합이 안 되면 연대라도 해서 국회의원 배지 달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개혁은 오랜 국민들의 여망으로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면서 인권의 많은 부분이 피해를 봤다. 유 대표의 검찰 개혁 거부는 한국당에 '받아주십시오'하는 그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며 "자기가 만든 당 완전 풍비박산 만들어놓고 완전 깨진 뒤에 나갈 생각 절대 하지 말고 빨리 나가라"고 일갈했다.
앞서 유 대표는 "지난 4월 당 지도부가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날치기' 지정에 여권과 협력하는 것을 보며 마음을 굳혔다"며 "여권이 추진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에 반대하며 12월 초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이 법안을 막아내는 소명을 다한 뒤 탈당과 신당 창당에 나서겠다"고 했다.
유 대표와 비당권파들의 탈당이 가시화하면서 보수통합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유 대표 측과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한국당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당으로서는 유 대표를 끌어들일 경우 당 내 친박계 반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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