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어 한국·정의당 발의
합의안 대신 법안 앞다퉈 제출
합의안 대신 법안 앞다퉈 제출
'조국 사태'로 발발한 국회의원·고위공직자 자녀 입시 특혜 전수조사가 여야 정치권의 입법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1일 '국회의원 자녀의 대학입학전형과정 조사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과 정의당도 곧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바른미래당은 앞서 지난 16일 김수민 의원 대표발의로 가장 먼저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여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정치권으로 번지자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 특혜를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그러나 여야 원내 지도부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표출해 조율이 안되자 합의안을 내는 대신 따로 법안을 제출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만큼 사회적 논란에 대해 먼저 솔선수범해 적극적으로 검증에 나서야 한다"며 "무너져가는 교육신뢰를 다소나마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국회에 독립적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전수조사 대상은 20대 국회의원, 2008년도 이후 대학입시 등으로 제한했다. 조사위원은 4명의 상임위원을 포함해 학계, 법조, 교육행정, 대학입시 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조사기간은 1년 이내, 6개월의 범위 내에서 1차례 연장 가능하다. 조사위는 자료제출 요구권과 출석요구, 진술청취 등의 권한이 있다. 민주당은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 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당론으로 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전수조사 대상에 고위공직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수민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고위공직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신보라 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법안도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 자녀를 조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신 의원은 주중으로 법안 발의를 마무리할 생각이다. 정의당 역시 '국회의원 및 고위공직자의 자녀 대학입학전형과정에 대한 조사를 위한 특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역시 필요하다면 고위공직자를 포함해 조사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서둘러 조사 결과물을 내놓으려면 범위를 국회의원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야가 앞다퉈 전수조사 특별법을 내놓고 있으나 실효성에는 의문이 많다. 당장 법안 심사를 시작한다 해도 내년 총선 전까지 법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고, 21대 국회로 넘어가면 흐지부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도 있다. 여야 모두 '조국 사태' 이후의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적 카드로 전수조사를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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