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공정으로 "진짜 실력" 보여준 SK하이닉스, 5G 시대 적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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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하이닉스가 내년부터 3세대 10나노급(1z ㎚)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 DDR4 D램을 양산하겠다고 21일 밝히면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제품 D램의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라고 독려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소위 반도체 '다운턴' 속에서도 SK하이닉스가 내년 이후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 진입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할 기반을 예상보다 빨리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개발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사는 다음 단계인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에 누가 먼저 안정적으로 진입할 지에 쏠린다.

실제로 최근 1년 동안 D램 시장의 불황이 이어졌음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소위 D램 '빅 3'의 미세공정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1z 나노 8Gb D램 개발 소식을 알리자 약 5개월 뒤인 8월에는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1z 나노급 16Gb D램 양산을 발표했다. 이어 이번에 SK하이닉스까지 양산 계획을 내놓으면서 세 회사 모두 10나노대 초반 미세공정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번 개발은 성능과 생산 원가를 동시에 강화해 '다운턴'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기존 2세대(1y) 제품보다 생산성을 약 27% 향상했으며, 초고가의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 없이도 생산 가능해 원가 경쟁력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전력 소모량도 기존 2세대 제품보다 40% 가량 줄일 수 있고, 최고 수준의 속도도 구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이번 1z 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한 것에 대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공정에는 원가절감 등 생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체 기술을 적용해 향후 다시 올 수 있는 반도체 다운턴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개발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혔다. 최근까지 두 회사 간 미세공정 양산 기술력은 거의 2년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이를 1년 안쪽까지 줄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부터 1z D램 양산을 시작했고,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 말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에 따라 5G 시대 진입에 따른 시장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되는 세계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 다시 5.9%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고,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2분기부터 D램 가격의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린 주 요인으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이 꼽힌다. 최 회장은 작년 초 이천 'M16 기공식' 당시 메모리 시장의 다운턴 진입을 예상하면서,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진짜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고 독려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다운턴' 진입 이후 올해 장비·시설 투자를 40% 가량 줄이기로 결정했을 당시에도 "연구개발이나 M16 신규 팹(Fab) 건설과 같은 미래성장 기반을 위한 투자는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R&D 투자를 집행했다.

이에 대해 경쟁업체 관계자도 "제조 난이도가 높은 D램의 특성 상 EUV 없이 1z 나노 공정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SK하이닉스가 큰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의 D램 주도권 다툼이 EUV 공정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이미 다음 미세공정부터 EUV를 도입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적이 있고, SK하이닉스 역시 M16라인에 EUV 전용 라인을 별도로 만들겠다고 했다. 단 D램 빅3의 나머지 한 축인 마이크론의 경우 아직 EUV 도입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EUV 장비는 2000억원 안팎의 고가로 네덜란드 ASML이 독점 판매하고 있다. 장비 가격은 비싸지만, 미세한 반도체 회로선을 복잡한 공정 없이 그려낼 수 있다. 회로 패턴을 여러번 그려 미세공정을 구현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훨씬더 제조과정이 간단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최적화 한 공정만 개발하면 고부가 제품의 생산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미세공정으로 "진짜 실력" 보여준 SK하이닉스, 5G 시대 적기 대응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12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M16' 신규공장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미세공정으로 "진짜 실력" 보여준 SK하이닉스, 5G 시대 적기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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