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재협상 타결 불구 英 하원 통과 가능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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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유럽연합(EU)이 17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탈퇴)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지만 영국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국 하원은 오는 19일 특별 개회일을 갖고 합의안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거치도록 했다.

합의안은 승인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야 통과한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했고, 테리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가 1월과 3월 각각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등 두 부분으로 이뤄진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다.

그러나 1차 승인투표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인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이에 메이 총리는 당초 브렉시트 예정일이었던 지난 3월 29일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만 따로 표결에 올렸지만 역시 58표 차 부결의 쓴맛을 봤다.

지난 7월 말 취임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재협상 합의에 겨우 성공했지만, 현재까지는 영국 하원의 벽에 또다시 가로막힐 가능성이 크다.

현재 영국 하원의 총 의석은 650석이다. 집권 보수당이 하원의장을 포함해 289석, 제1야당인 노동당이 244석이다.

이어 스코틀랜드국민당(SNP) 35석, 자유민주당 19석, 민주연합당(DUP) 10석, 신페인 7석, '변화를 위한 인디펜던트 그룹'(The Independent Group for Change) 5석, 웨일스민족당 4석, 녹색당 1석, 무소속 36석 등이다.

이중 하원의장(보수당)과 3명의 부의장(보수당 1명, 노동당 2명),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정당인 신페인당 의원 7명 등 11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합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이들을 제외한 639명 중 과반인 32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문제는 보수당 단독으로는 320석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DUP는 이미 존슨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세 차례 표결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그룹 역시 DUP가 지지하지 않는 합의안에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설령 보수당 의원 전원, 지난달 초 당론에 반해 투표했다는 이유로 출당됐던 21명의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이 모두 존슨 총리의 합의안에 찬성하더라도 여전히 과반에 못 미친다.

결국 합의안이 승인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노동당 의원이 대거 찬성표를 던져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동당 의원 일부가 당론을 어기고 존슨 총리 합의안에 찬성하더라도 320표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변수는 남아 있다. 우선 존슨 총리가 각종 당근을 내세워 토요일 승인투표 때까지 DUP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U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추가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오는 31일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영국 하원은 양자택일의 선택에 몰리게 된다.

반대로 영국 의회가 승인투표를 또다시 부결할 경우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겠다고 EU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선제적으로 발표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이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을 존슨 총리의 합의안 지지 쪽으로 몰아갈 수 있다.

19일 승인투표가 부결될 경우 존슨 총리가 사임한 뒤 조기 총선을 추진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브렉시트 합의에 성공했지만 의회가 이를 가로막았다'는 점을 내세워 존슨 총리가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기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하면 존슨 총리는 추후 승인투표에서 안정적으로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브렉시트 재협상 타결 불구 英 하원 통과 가능성 불투명
브렉시트 재협상 타결 후 성명을 발표하는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융커 EU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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