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태, 집권세력이 일으킨 소모전… 좌편향 중도 이탈 전환점" [이언주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입력: 2019-10-17 18:37
이규화 기자
최근 차세대 보수에 양심적 진보·중도 포함… 결국,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것
현실적으로 우파는 연대해본 경험 없어, 쉽지 않지만 혁신 통한 통합의 길로 가야
노조 기득권 지키기는 비양심적 행태… 노동 유연성 높이고 구조조정 안전망 필요
현실적으로 우파는 연대해본 경험 없어, 쉽지 않지만 혁신 통한 통합의 길로 가야
노조 기득권 지키기는 비양심적 행태… 노동 유연성 높이고 구조조정 안전망 필요
!["조국사태, 집권세력이 일으킨 소모전… 좌편향 중도 이탈 전환점" [이언주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910/2019101802100569660002[1].jpg "\"조국사태, 집권세력이 일으킨 소모전… 좌편향 중도 이탈 전환점\" [이언주 국회의원에게 고견을 듣는다]")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이언주 국회의원
이언주 의원은 자유보수 대통합을 위해서는 첫째, 기득권을 내려놓고 둘째, 그걸 가능케 하는 새 리더의 부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통합이 생각같이 쉬운 게 아니라며 "내가 책임질 테니 이렇게 가자, 이게 시대적 소명이다, 우리 이렇게 안 하면 안 돼"라는 강단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북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한 노동개혁, 참신한 차세대 정치세력의 육성도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기업에서도 일을 많이 하셔서 기업의 세세한 면도 이해가 깊은 것 같아요.
"저는 변호사지만 경제인이라는 의식을 더 강하게 갖고 있어요. 자본주의가 잘 되려면 중산층이 두꺼워야 되거든요. 기득권이 없다 해도 노력 여하에 따라 기회가 주어진다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경제성장하면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그 사람들은 체제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요. 그래서 중산층을 잘 유지하는 나라는 체제가 흔들리지 않아요. 제가 지금은 행안위지만 전반기에는 산자위였거든요.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이런 중산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어요. 그렇다고 대기업과 대립적 구도로 접근하면 절대 안 되고요. 옆동네가 잘 돼야 우리 동네도 무엇인가 떨어지고 잘 되는 거거든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게 아니라 땅 사는 사촌이 많아야 나한테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기는 거거든요. 대기업이 잘 되고 중소기업은 자꾸 대기업으로 크고 또 중소기업이 생기는 그런 순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정책은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들이 많이 대기업으로 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사회인프라나 시스템을 그렇게 만들어야 하고요. 그런 것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겁니다."
-얼마 전 탈북민 어머니와 어린아이가 아사한 경우가 있었잖아요. 행안위 국감에서 그에 대한 수사가 부진하다며 담당 경찰서장을 증인으로 불러 꼬치꼬치 물으셨던데요.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인데, 탈북해서 갔더니 거기서 굶어죽더라고 북한 정권은 얼마나 선전선동을 하겠어요? 이 정권이 북한에 대해서 대단히 굴종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탈북자들에 대해 민감하게 보고 있어요. 탈북자가 증가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정책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예산을 삭감하고 지원을 많이 안 해주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요. 그 결과가 이번 아사 사건으로 생긴거에요. 대한민국의 가치와 철학은 무엇이냐 개인의 자유거든요. 아까 파시즘 얘기를 한 것도, 개인이 어떤 의사결정을 하고 양심을 밝히고 싶어도 떼로 다른 사람들이 박해해서 집단의 분위기로 압박하면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그게 극단으로 가게 되면 인민독재로 가는 거고요. 개인의 자유 측면에서 북한은 일종의 사교집단이잖아요. 사교에 가까운 전체주의 파쇼집단이지요. 북한 주민은 노예상태에 있잖아요. 그들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시키고 자유를 회복시켜주는 게 같은 민족으로서 도리고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지요."
-집권세력이 북한 우리 국민을 외면하면, 남쪽 국민과 야당이라도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집권세력이 관심을 안 가지고 방치하니 국민과 야당이라도 나서서 주장해야지요, 정책적 수단은 없지만. 저 사람들은 탈북민에 관심이 없어요. 저 사람들은 자유세력이 아니에요.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라고 하면 자유가 안 붙어도 자연히 자유민주주의인거에요. 왜냐하면 헌법에 그렇게 돼있기 때문에, 이것은 최장집 교수의 해석인데, 저도 맞는다고 봐요. 자유주의라는 것은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해요. 나와 의견이 다르더라도 그럴 수 있구가 인정하는 거에요. 북한의 우리 국민들이 자유를 위해서 넘어오는 것은 헌법적 가치로 지켜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통일도 자유가 축소되는 통일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냥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한다? 그건 전근대적 사고예요. 북한 국민들도 자유를 향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통일입니다."
-자유가 박탈되는 통일은 안 하느니 못하다는 말씀인가요.
"자유가 없는 통일은 퇴보입니다. 또 통일에 대해서는 5년제 대통령이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교만한 생각입니다. 통일은 길고 멀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의 사정과 상관없이 어느 날 갑자기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통일에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봐요. 첫째는 자유가 보장되는 통일이어야 한다는 거고 둘째는 경제적 자유가 너무 방종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혼란이 야기되니까요. 그 조건이 충족되기 전에는 통일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봐요. 물론 국제적 환경변화에 따라 벌컥 되는 수도 있겠죠. 그렇더라도 경제적 자유가 너무 방치될 경우에는 너무 많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봐요."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힘들지만, 만약 중국이 민주화되면 북한과 국경을 접한 이웃에 민주체제가 들어서 우리가 자유민주체제로 통일하는데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중국이 민주화보다는 파쇼화 되고 있죠. 그렇게 된다면 자유민주 진영에서는 너무나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겠죠. 그런데 중국 공산당 정권이 갈수록 강고해지고 있어서."
-미국이 소련 공산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제재를 가한 지 40년 만에 무너졌습니다. 지금과 같은 대북제재를 이어가면 북한도 배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데요, 북의 목적은 비핵화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동결이라고 봐요. 도발을 중단하는 정도에서 제재해제를 얻어내는 것이 북한의 목표인 것 같아요. 제재가 조금이라도 되면 저들 입장에서는 비핵화 할 필요가 없어요. 북한은 일단 제재완화를 얻어내는 것이 일차 목표고 그것을 위해서 비핵화가 아니라 핵동결이나 핵도발 중단을 생각할 겁니다. 문재인 정부도 그와 비슷한 생각일 겁니다. 사실은 문 정권은 비핵화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비핵화에 관심이 있다면 제재완화를 주장할 리가 없습니다. 제재완화를 하는 순간 비핵화는 물 건너 간다고 봐야지요. 그런데 이 정권이 그걸 자꾸 주장하는 걸로 봐서는 비핵화에 관심이 없는 거죠."
-그럼 문 정권의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제가 보기에는 선의로 해석하자면, 북한의 도발 중단, 그 다음으로 좀 의심을 갖고 보자면 정치적인 면, 일종의 남북연대를 통해서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고 국내 정치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해서 이쪽에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시키는 것이라고 봐요. 그 세력이라는 것은 당연히 종북세력이 되겠지요. 그런 상황은 북한에 유리한 상황이 강화되는 거지요. 더 나아가서는 평화경제라고 이름 붙였듯이 북한에 대한 공공투자, 정부 내지는 지자체 투자를 통해서 이들의 주변 세력들이 공공투자의 발주를 받아 혈세 따먹기를 하는 것, 한탕 버는 것, 그런 어떤 약탈적 목표를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갑니다. 마치 의혹 덩어리 조국 사모펀드처럼요. 왜냐하면 정부가 투자하는데 올라타면 땅 짚고 헤엄치기니까요."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꼭 하지 않으면 안 될 개혁이 노동개혁이거든요, 그런데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르노삼성에 있었는데, 당시는 잘 나갔어요. 그런데 민노총 들어와서 많이 망가졌지요. 참 안됐다고 생각해요. 노동개혁 안 하면 아무도 우리나라에 투자 안 하겠지요. 노동개혁은 기업인들 입장에서 너무나 간절해요. 노동의 유연성은 우리 청년들을 위해서 정말 필요해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듣기에는 굉장히 좋지만 이미 일자리를 확보한 사람들을 더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거거든요. 다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고 하면 고용 자체를 꺼리게 돼죠. 또 어떤 문제가 있냐면, 정규직화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안 맞아요. 요체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시대착오적이고 기득권 옹호적 정책을 펼 게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도 살 만한 여건을 만드는 겁니다. 그게 현실적 목표가 돼야 하는 겁니다. 정규직의 과보호를 깨야 하는 거에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노조 스스로 개혁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요.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는 부정부패 비양심적 행태거든요. 스스로 정화를 못하면 사회정화 운동이 필요하고 그런 비리가 발견됐을 경우에는 냉철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워낙 비효율화 돼있어요. 경찰이 맞아도 대응을 못하잖아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권이 바뀌어야 가능할 거로 봐요. 신규 채용과 세대간 불평등 해소를 위한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구조구종 과정에서 퇴출되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에 집중 투자를 하고요. 사회안전망이 어떤 면에서는 지금 투자가 많이 되고 있지만 실은 실업급여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실업급여 수급은 지금 심사가 너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너무 방만해 있어요. 퍼주기 위한 실업급여가 너무 많아요. 직업 재전환 교육 같은 데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해고가 취업시장에서 완전히 낙오되는 불안정을 야기하지 않고 해고가 쉽게 되지만 또 취업도 어렵지 않게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그렇다면 해고를 그렇게 두려와할 필요가 없어요. 정리해고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어요. 대량이니까. 그러나 개별적 능력에 따른 해고는 문호를 넓혀야 합니다. 회사와 근로자가 안 맞으면 억지로 엮여 있으면 고역이거든요. 안 맞으면 쉽게 헤어지고 쉽게 만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막 해고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아니고 노동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구조를 만드는 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런 게 바로 사회안전망이지 현금 퍼주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직업 뿐 아니라 주거, 교육 이런 문제가 다 직장과 얽혀있거든요.
"맞습니다. 주거, 교육, 노후 이런 게 걱정이 되니까 그런 데에 집중을 해야지요. 이런 데에 집중하고 정말 불필요한 공공지출을 대폭 축소시켜야 해요. 공공지출에서 누수율이 너무 높아요. 공공부문에도 전공노가 있잖아요. 지금 이 정부에서 노동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을 못하면 우리 사회는 동맥경화가 가중될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노동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안정성과 유연성을 아울러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안정유연화'라고 할까요. 이 문제는 청년문제와 연결해 접근해야 합니다.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 만큼 기업들은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 거고요.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제 개편이라는 큰 이슈가 또 놓여있는데요, 여당이 패스트트랙 통과를 시도할 거로 보시나요.
"다음달에 처리 강행이 시도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석수는 아마 문제가 될 거에요. 선거제개혁은 게임의 룰인데, 이걸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게 맞느냐는 근본적 의구심이 들어요. 민주주의 관점에서 봐요. 처리방식이 잘못됐다고 봐요. 저는 중대선거구제가 낫지 않냐 생각합니다, 비례를 늘리는 것보다는. 이런 생각을 해요. 우리나라는 내각제가 아니란 말이죠. 소선구제는 대표들이 전횡하는 사태가 올 수 있어요. 소영주처럼요. 만약에 다양한 세력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 중대선거구제가 더 옳죠. 소선거구제를 하면 다수득표제로 1등을 해야 되잖아요. 군소정당이나 신인들이 정치계에 들어오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되거든요.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봐요. 과거에 보면 YS와 DJ가 한창 정치를 할 때 중대선거구제로 정치가 정치다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정치가 실종되고 이기적으로 되고 마치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요. 국회의원들이 국정을 논의하는 게 아니고 자잘해졌잖아요. 논의 수준도 낮아지고요. 이것은 소선거구제에서 기인하는 거거든요. 그러다보니 큰 그림의 국정에 대해 책임을 갖기 어려워요."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를 '나는 왜 싸우는가'라는 최근 낸 책에서 민주당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86운동권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배신'이라고 합니다.
"요즘 국민들이 민주당에 속았다고 하지 않나요? 저는 안에서 더 적나라하게 봤어요. 민주화세력이라고 분명히 얘기하면서 양심, 민주주의, 진보, 인권, 자유 이런 가치를 선전했는데, 가서 보니까 자유에 관심이 없어요. 운동권만의 집단주의가 심각하고 다른 의견을 용납하지 않고 자신들만이 정의의 사도인양, 그리고 북한 인권에 대해서 완전히 무관심한, 양심이나 객관적 상식에 근거한 가치판단보다는 누구 편이냐가 더 중요한 파시즘적 행태를 보이고 있잖아요. 그러면 민주주의를 오히려 파괴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서 이들이 DJ와 노무현과 같이 한 세력이 맞느냐 하는 의문이 생기고 나는 아닌 거 같다는 판단을 한 겁니다. 그렇다고 기존의 보수정당이 훌륭하다고 하는 건 아니예요. 다만, 다른 건 모르지만 체제를 흔드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봤어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국민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그들을 민주화세력, 즉 자유의 확대 편으로 오해를 한 겁니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저는 자유의 확대를 갈망하는 자유주의자거든요. 고전주적인 자유주의자이자 사회안전망이나 동반성장을 인정하는 현대적 자유주의자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가서 보니까 아니잖아요. 가치판단이 전혀 중요하지 않고 자기 편이면 완전 턱도 없는 짓도 옹호하고 그 다음에 상대방이 적이면 너무나 가혹한 짓을 잔인하게 하고. 이게 과연 자기들이 표방하는 진보의 정체인가요? 그런데 사실 그들은 진보라고 표방한 적도 없어요. 어느 순간 그리 된 거지요."
-앞으로 정치노정에서 민주당을 버린 것이 플러스 효과를 낼까요? 조국 사태에 맨처음 삭발 투쟁을 한 것처럼요.
"많은 사람들이 속았고 저는 더 일찍 각성했기 때문에 나온 거지요. 미리 내다본 거예요.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대선을 같이 뛰고 당선시키고 나면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래서 저는 나오기로 결심을 했어요. 이 사람들이 집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서 많이 말렸어요. 가족들까지 어리석은 결정이 아니냐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참 잘 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대담했다고 볼 수 있고 두려운 게 별로 없었어요. '까짓 거 국회의원 안 하면 됐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내 양심을 속여가면서 할 생각이 없었어요. 탈당하면서 귀족적이지 않으면서 보수 초기의 혁신적인 모습의 보수 자유주의를 제 나름대로 이상으로 그렸어요."
-건국 초기의 보수가 혁신적이었다는 평가지요?
"건국세력은 상당히 혁신적이었어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열의와 과단성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도 권위주의에 물들지 않았어요. 이제 탈권위로서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의무가 현 세대 자유주의자들에게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또 보수주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고요. 보수주의가 꼴통이나 수구가 절대 아니거든요.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겸손하게 점진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거거든요. 한방에 세상을 뒤집어엎겠다는 그런 게 아닙니다. 인간의 사회라는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화해나갈 수밖에 없다는 태도거든요. 프랑스혁명을 보면 60년 넘게 혼란이 지속되면서 결국은 황제를 모시는 결과까지 낳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자각 끝에 나온 거란 말이죠, 보수주의라는 것은."
-보수가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대통합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신보수, 차세대 보수라는 말을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사실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잘 구현하려는 세력이지요. 중도도 실제로는 여기에 해당된다고 봐요. 그리고 양심적 진보도 다 포함이 된다고 볼 수 있어요. 사실은 우리나라 진보는 비정상적인 세력이거든요. 보수 대통합을 한다면, 기존 정당도 있지만 정당 밖에도 무시할 수 없는 큰 움직임과 세력이 있거든요. 그들이 모두 동등한 자격과 지위로 합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해도 지금 소속 정당은 없지만, 함께하는 세력이 있거든요. 새로운 정치 이상을 구현하려는 청년 세대들의 에너지를 기존 구획 안에 넣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의 경우 통합은 못해도 적어도 연합은 하자는 주장이 있는데요.
"가능한 얘기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파는 한 번도 연대를 해본 적이 없어요. 저쪽은 익숙하잖아요. 연대도 힘든데 과연 연합공천이 가능하겠냐, 쉽지 않을 거로 봅니다. 가능한 통합을 하는 게 좋다고 봐요. 문제는 혁신을 통한 통합이죠. 혁신 없는 통합은 국민들한테 버림받거든요. 혁신을 하면서 통합으로 가야 하는 거고, 각자가 나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나는 어떤 것을 반성할 것인가, 성찰할 것인가 각자 생각해야 돼요. 통합과 혁신은 결국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내려놓는 거거든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내가 책임질 것이니까 이렇게 가자, 이게 시대적 소명이다, 우리 이렇게 안 하면 안 돼'라며 밀어붙이는 리더십이 필요한 겁니다."
-요즘 어떤 생각을 많이 하세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꼭 총선뿐이 아니라 세대교체, 시대교체 사명을 갖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 나름대로 공부하고 우리 또래들 또는 우리보다 젊은 또래들 하고 많이 만나고 같이 연대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다른 당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기기 위해 함께하자고 하면 열려 있는 자세로 임할 생각을 갖고 있고요. 하여튼 한 마음이 돼서 이기는 길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길 거냐라는 물음이 나올 텐데, 전술적으로 지금은 30·4대 세력화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들이 보수진영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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