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시가 재건축 잠룡들에 '줄퇴짜'를 놓고 있어 초기 단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재건축 안전정밀진단에서 탈락한 올림픽선수촌아파트와 같은 심정에 놓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주민들은 노심초사하며 숨죽이고 있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 아파트값은 0.09%로 전주와 동일하다. 최근 5주간 이어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셈인데, 서울시내 재건축 잠룡으로 꼽힌 올림픽선수촌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에서 탈락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이 반반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목동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시가지 아파트 고층에 사는 일부 주민들은 재건축을 굳이 강행할 필요가 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재건축 기대감은 아직 꺾이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그러더라도 10년 이내에는 재건축이 반드시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아파트를 사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신시가지 주요 단지 중 일부는 최근 한달새 호가가 많이 떨어졌다. 목동 신시가지 5단지가 대표적으로 전용면적 65㎡(공급 27평)가 지난 6월 11억6500만원에서 7월 10억6000만원에 거래돼 1억원 이상 하락했다. 올림픽선수촌아파트처럼 재건축 첫 관문 통과에 실패할 경우 아파트값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기 단지들이 약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신축 아파트들은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은 16주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7% 상승했다. 강남4개구(서초·강남·송파·강동) 중에서는 송파구가 잠실·신천동 등 인기 단지 위주 0.12% 올랐고, 강동구가 고덕 그라시움 등 새 아파트에 수요자가 몰리며 0.10% 올라 지난주(0.0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중개업소들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를 기점으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가치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했으며, 신축 단지의 상승세로 당분간 서울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광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과장은 "재건축 상징성이 높았던 단지가 사실상 재건축이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초기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다만 "신축 가격이 워낙 높아 재건축 단지들이 다시 저평가될 경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큰 폭의 하락은 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재건축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사업 초기 단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들은 일부 호가가 1억원 하락했다. 사진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