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게임 급성장·게임중독 질병 지정 등 잇단 악재로 사업 다각화
넷마블, 렌털업체 '웅진코웨이' 매입… "新성장동력 확보 기대감"
넥슨, 유모차·레고거래 중개업체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투자
NHN, 티켓링크·벅스 등 인수 … 간편결제·클라우드분야에 집중
넷마블, 렌털업체 '웅진코웨이' 매입… "新성장동력 확보 기대감"
넥슨, 유모차·레고거래 중개업체 이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투자
NHN, 티켓링크·벅스 등 인수 … 간편결제·클라우드분야에 집중
국내 게임업체들이 비(非) 게임업체와의 합종연횡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게임산업만으로는 미래 먹거리를 육성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약 25.08%를 웅진씽크빅으로 부터 매입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현재 웅진코웨이의 지분인수가는 1조8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양사는 조만간 실사를 진행하고, 본계약을 통해 최종 인수가를 정할 방침이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청정기, 비데, 연수기, 매트리스 등 가전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렌털업체다.
웅진코웨이의 유력 인수후보로 게임업체 넷마블이 떠오르자 렌털업계는 물론 게임업계도 그 이유에 물음표를 띄웠다. 게임업체가 렌털업체를 인수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인수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웅진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IT(정보기술)를 접목해 '스마트홈' 디바이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산업의 성장성에 한계를 느낀 것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권영식 대표는 "게임산업은 여전히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부인했지만, 관계자들은 게임산업에 닥친 악재가 게임사들이 비게임분야로 눈을 돌리게 된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 1위인 넥슨은 이미 비게임 산업에 수차례 투자했다.
넥슨의 지주사인 NXC는 지난 2013년부터 유모차업체 '스토케', 레고거래 중개업체 '브릭링크', 애완동물 사료업체 '아그라스 델릭' 등 게임과 전혀 관련이 없는 비게임기업을 인수했다. IT기업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비트스탬프' 등도 인수했다.
게임기업에서 출발한 NHN도 지난 2014년 DB 보안 솔루션업체 '피앤피시큐어'를 시작으로 비게임분야 기업들을 사들이고 있다. 'NHN티켓링크', 'NHN고도', 'NHN한국사이버결제', 'NHN벅스' 등을 줄줄이 인수했다. 현재 NHN은 게임사업보다는 간편결제와 클라우드 등 IT분야 관련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몇년새 게임업체들의 비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게임사들이) 게임산업 자체가 성장에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넷마블만 봐도 사업 다각화로 덩치를 키우려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이 올초 넥슨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 게임산업 위기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시간 단축 정책에 따라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지만, 게임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다고 여겨졌던 중국게임들은 무섭게 성장해 한국게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반면 중국으로의 진출은 막혀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악재에 중소 게임사들은 이미 설 자리도 잃었다. 게임업계의 '허리' 역할을 할 중소 게임사 중 문을 닫는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며, 게임중독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이 코 앞에 다가왔다. 업계에서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지정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향후 3년간 최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치다보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희미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생존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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