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이마트가 지난 8월 시작한 '상시 초특가 프로젝트'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이 매출 견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휴일이 적었음에도 매출은 소폭 늘어나면서 고객 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 할인점 부문의 8~9월 잠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어난 2조500억원으로 조사됐다. 9월 매출은 추석 기저효과로 3.8% 감소했지만 8월에는 반대로 이른 추석 효과를 보며 11.7% 증가하며 9월 부진을 상쇄했다.
눈에 띄는 것은 8월과 9월 연속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이다. 이마트가 올해 월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1월 이후 8~9월이 처음이다. 지난해엔 추석이 포함돼 있던 9월에만 월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8월부터 도입한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매출 견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이마트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의 대표 상품으로 선보인 4900원 도스코파스 와인은 70만병이 넘게 팔렸다. 지난달 출시한 생수 '국민워터'는 올해 이마트 생수 매출 상위 4개사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 30%나 많았다. 이마트에서 팔린 생수 2병 중 1병(2ℓ 기준)이 국민워터였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제품의 구성을 생필품에서 의류 건조기·세탁기·히터 등 가전제품으로까지 확대했다. 이마트의 전자제품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초특가 상품의 선전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기존점 매출도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평가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기존점 신장률 -8.7%는 공휴일 수가 2일 적었고 추석 매출이 8월로 전이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2%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반기 대비 상당히 개선된 흐름"이라고 밝혔다.
이마트의 '초저가 전략'은 경쟁사가 모방하기 힘든 방식이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마진을 줄이거나 타임 특가 등으로 일부 물량을 할인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 유통 체인의 장점을 살린 대규모 물량 통합 매입으로 가격을 낮췄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11번가 등 이커머스가 온라인 유통의 장점을 살려 원가를 낮췄다면 이마트는 대형 유통망의 장점을 활용해 가격 낮추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반적인 와인 1차 수입 물량이 3000병 수준인 데 반해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대표 상품인 도스코파스 와인은 100만병을 수입했다. 다른 곳에서는 엄두를 내기 힘든 물량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량 매입으로 단가를 낮추는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재고 부담 등의 이유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운 방법"이라며 "정용진 부회장이 연초부터 '초저가'를 강조하며 전략을 짰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