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식품업계에 SNS나 게시판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능동적 소비'가 보편화되고 있다. 제조업체도 신제품 출시를 투표에 부쳐 이를 반영하거나 단종된 제품을 재출시하는 등 호응에 나서고 있다. 단종 제품 출시 요구나 투표 등이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스토리'로 작용해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계산에서다.
14일 롯데제과는 지난해 3월 단종된 케이크 '갸또'를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측은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기존보다 치즈 풍미를 늘리고 화이트 크럼블을 토핑하는 등의 업그레이드를 거쳐 재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유아용 과자 '베베'도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재출시 요구가 빗발치면서 재출시가 결정된 사례다.
오리온 관계자는 "게시판에 베베의 재출시 여부를 묻는 사례가 많았다"며 "재출시를 결정했고 현재 일정을 조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예 신제품 출시 전 투표를 통해 어떤 제품을 선보일지를 소비자에게 묻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신제품 출시에 '오디션' 콘셉트를 부여한 셈이다.
농심은 올 봄 짜파게티 출시 35주년을 맞아 트러플짜파·와사마요짜파·치즈짜파 등 3종의 신제품을 투표에 부쳐 1위를 차지한 트러플짜파게티를 신제품으로 출시한 바 있다.
롯데리아도 창립 40주년 기념 '대국민 투표'를 통해 오징어버거를 재출시했다.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SNS를 중심으로 '최애 버거에 투표' 열풍이 불며 68만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후 TV CF에 롯데리아 역대 CF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했던 배우 신구가 등장해 또 한 번 이슈가 되기도 했다. 오징어버거는 재출시 20일만에 250만개를 판매하는 등 '대국민 투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에 롯데리아는 오는 11월 2위를 차지했던 라이스버거도 재출시를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제조, 출시 과정에까지 관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제품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품에 애정을 가진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보내주면서 소비자와 제조사 간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제품은 실제 출시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며 "SNS의 발달이 소비자와 제조사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면서 윈-윈을 이룬 사례"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재출시를 요구하거나 투표를 하는 과정 자체가 홍보가 된다"며 "최소한의 구매층을 확보한 채 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