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여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마치 검찰개혁의 꽃인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공수처를 밀어붙이겠다는 속내에는 조국 구하기용 공수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공수처 설치에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KBS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공수처는 이미 알다시피 대통령의 검찰청을 만드는 것, 한마디로 대통령 마음대로 하는 검찰청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공수처가 설치되면 지금 검찰이 하고 있던 조국 관련 수사를 모조리 공수처로 가져갈 수 있다. 결국 조국 구하기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의 독립성 확보는 인사·예산의 독립인데, 실질적으로 법무부가 모두 이를 틀어쥐고 결국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시행령을 통해서 하겠다는 것은 명백히 헌법 위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 청와대의 검찰개혁 고위당정청협의회에도 날 선 반응을 내놨다. 나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수사방해 당정회의, 조국구하기용 가짜 검찰개혁 당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민주당이 이달 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문희상 국회의장과 여당 모두 10월말 운운하고 있다. 이것은 한마디로 불법사보임을 주도해놓고 이제는 불법상정마저 강행하겠단 것"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 고유 법안이 아니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법안들의 체계자구심사 기간을 보장하지 않고 그대로 상정하겠다는 것은 의회민주주의의 파괴행위"라고 했다. 그는 이어 "원내대표들 회동에서 논의한 대로 '2+2' 논의체 기구를 가동해서 (사법개혁안을) 차분히 논의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검찰독립에서 중요한 것은 검찰총장의 임기보장이다. 혹시나 이를 해치려는 불순한 시도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나 원내대표는 KBS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진실공방을 놓고 양승동 KBS 사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나 원내대표는 "KBS 사장 위에 KBS 이사장이 있는게 아니라 유시민 이사장이 있는 것 같다"며 "알릴레오가 알려주고 싶은 게 진실과 팩트가 아니라, 절대 거역하면 안되는 이 정권의 명령인 걸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KBS는 (유 이사장이) 검찰에 취재내용 흘려준 것 같다고 의심하자 자사 기자의 펜과 마이크를 뺏어버렸다"며 "이 모든 사태에 우선 양승동 사장이 책임져야 한다. 당장 양사장은 그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KBS는 국민 편이 돼서 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며 "청와대와 여권에 경고한다. 방송장악시나리오를 즉각 멈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KBS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