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쿠르드 침공에… "끝없는 전쟁" 거리 둔 트럼프

'미군 철수' 초당적 비난여론에
"터키 경제 쓸어버릴 것" 엄포
철군 정당성 소신 거듭 주장도
터키 공격 빌미줘 비난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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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 침공에… "끝없는 전쟁" 거리 둔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터키군이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를 향해 군사작전을 개시하자 "이 작전은 나쁜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쿠르드족에 피해가 갈 경우 터키의 경제를 쓸어버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에 대한 '초당적 비난'에 휩싸이자, 터키의 군사작전에 대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아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시리아를 침공했다"며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불(不)개입 주의·고립주의 원칙을 거듭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는 민간인들과 기독교인 등 종교적 소수집단을 보호하고 어떠한 인도주의적 위기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그들(터키)이 이러한 약속을 지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발표 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르드족을 쓸어버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러한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의 경제를 싹 쓸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풀려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구금 당시 대(對) 터키 제재를 단행했던 일을 거론, 에르도안 대통령이 인도적 방법으로 작전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나는 제재보다 훨씬 더 한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을 향해 "그가 부당하게 (작전을) 한다면 그는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우리는 끝없는 전쟁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미 주둔군 철수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또한 철군 결정에 대해 "나는 우리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내 생각에 미국이 저지른 최악의 실수는 중동에 들어간 것"이라면서 미국이 유럽, 이란, 이라크가 그 역할을 해야 할 곳에서 경찰 노릇을 해 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미국은 중동에서 전투와 치안 유지에 8조 달러(약 9600조 원)를 썼다"며 "중동으로 들어간 것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었다. 미국은 결코 중동에 있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터키군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긴 했지만, 미군의 철군이 결과적으로 시리아에 대한 터키 공격의 길을 터준 셈이 됐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성명에서 "터키가 오래전 계획한 작전 수행을 위해 조만간 시리아 북부로 들어갈 것이다. 미군은 이 작전을 지원하거나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이 지역에 더는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다시 한번 중동지역의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선언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실제 '미국 나홀로'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인상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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