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68곳(금융사 제외)의 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8조89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59.1% 급감한 13조42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447조1048억원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어닝시즌의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62조원, 7조7000억원으로 각각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1년 전보다 무려 56.2% 급감했다. 다만 증권사 전망치 평균(7조1085억원)을 웃돌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보단 좋은 성적을 발표했지만, 국내 주요 기업에 드리운 실적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에 이어 '반도체쇼크'에 빠진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어닝쇼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체 상장사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하나투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7.8% 줄어든 17억원으로, SK하이닉스에 이어 감소폭이 컸다. 제주항공(-57.5%), 대한항공(-39.8%) 등 다른 여행주들 또한 일제히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국제 유가 하락과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정유·화학 업종에 속한 상장사들도 대거 어닝쇼크를 낼 전망이다. 금호석유(-56.2%), SK이노베이션(-59.9%), LG화학(-40.1%), 대한유화(-39.9%), S-Oil(-36.9%), 롯데케미칼(-33.1%) 등도 영업이익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나마 4분기에는 내년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황산화유 규제로 저황유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턴어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통 업종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온라인 경쟁 심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성장 정체 등이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마트(-31.2%), 현대백화점(-18.4%), 롯데쇼핑 (-6.5%) 등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현대차 등 자동차 및 관련 부품주의 실적 기대감은 확대되고 있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만 1조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65.7% 폭증할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차(310.7%), 현대위아(198.4%), 현대모비스(23.9%) 등도 깜짝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상장사 실적이 올해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업종이 턴어라운드에 나서면서 국내 상장사에 드리운 암울한 분위기도 반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은 2017년 4분기를 정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4분기부터는 마이너스권에 진입했다"며 "올 4분기부터는 기저효과가 반영되며 감소율이 축소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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