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삼본전자·필룩스 등
합작사·M&A 등 공격적 전략
합작사·M&A 등 공격적 전략
제넨바이오 제공
IT기업에서 바이오기업으로 변신을 꾀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금이 몰리는 바이오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와 무관한 업종의 기업들이 합작사 설립, M&A(기업 인수및 합병) 등 공격적인 전략을 동원해 바이오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실제로 IT·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던 제넨바이오는 돼지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등 '이종(異種) 이식'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장기 이식계의 권위자인 김성주 교수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에는 1세대 바이오벤처 제넥신이 케이클라비스 펀드를 통해 이 회사에 1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사명도 바꿨다. 2016년 주식회사 태양기전에서 주식회사 태양씨앤엘로 변경한 데 이어, 지난해 5월 주식회사 케이디 네이쳐 엔 바이오로, 같은 해 12월에는 제넨바이오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이 회사는 평택 어연한산산업단지에 제넨형질전환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서 이종장기를 생산할 형질전환 미니돼지가 생산될 예정이다. 센터의 연구동은 이달 말 입주 예정으로, 미니돼지의 유전자를 편집해 형질전환 미니돼지를 개발하는 '형질전환 연구동' 등이 들어선다.
전원공급장치, LED 조명 등을 만들던 유양디앤유는 지난 7일 미국 NSCI(신경줄기세포연구소)와 합작법인인 룩사바이오를 공식 출범하고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룩사바이오와 함께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해 2020년 미국 내 임상 1/2a상에 진입한다는 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또한 이 회사는 바이오 기업 이미지를 심기 위한 사명변경 작업도 검토 중이다.바이오 사업을 키우기 위해 IT기업이 또 다른 IT기업을 인수한 경우도 있다. 코스닥 기업인 삼본전자는 지난 6월 코스피 상장 기업인 LED 조명·전자부품 제조 업체 필룩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음향기기 제조업체인 삼본전자는 지난해 바이오를 사업목적에 추가한 데 이어 필룩스를 인수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에 앞서 필룩스는 지난해 상반기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제조·판매하는 미국 기업 바이럴진을 인수한 바 있다. 필룩스는 지난해 5월에는 미국에 신약 연구개발과 임상대행 자회사 '카티셀코아'를 설립했고, 6월에는 카티셀코아를 통해 미국 리미나투스파마를 인수했다.IT기업에서 출발한 현대바이오사이언스의 행보도 주목된다. 2012년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며 현대아이티에서 현대아이비티로 새출발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현대바이오로 사명을 바꾸고 바이오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바이오의 대주주인 씨앤팜은 올해 상반기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췌장암치료제 신약 '폴리탁셀'의 기반기술인 폴리포스파젠계 나노 약물전달체의 구조와 제조방법에 관한 물질특허를 승인 받았다.
현대바이오와 씨앤팜은 미국 FDA(식품의약국) 인증 의약품 제조업체인 P사와 췌장암 치료 신약 임상을 위한 시약 제조위탁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는 임상 등 각 개발단계마다 성공 여부에 따라 큰 부침을 겪을 수 있다는 큰 리스크가 있지만, 개발 성공 시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이다 보니 국내 VC(벤처캐피털)업계에서 투자금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부동산 규제로 투자처를 잃은 돈이 바이오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의 VC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VC의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5233억원으로, 이 기간 발생한 VC 신규 투자액(1조8996억원) 중 가장 큰 비중인 27.5%를 차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맞춤형·우선 심사, 조건부 허가 등을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첨단바이오법(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내년에 시행되고 정부의 바이오 육성 정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비(非)바이오기업의 바이오 사업 진출에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내다봤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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