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현안 韓銀보고서` 정부 입맛에 맞췄나

국감서 민감내용 삭제 의혹 제기
'최저임금 속도 조절' 지적 문구
공식 발간자료선 완전히 삭제
공동저자 24일 참고인 출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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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안 韓銀보고서` 정부 입맛에 맞췄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최종보고서 결론부문이 일부 완화된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한 보고서를 내면서 정부가 불편해 할 문구를 편집해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라 경제를 운영하면서 가장 독립적이어야 할 한은마저 정부 눈치를 본다는 방증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와 임현준 당시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는 당초 '저임금이 근로소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 경제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이 담겨있었다.

그러나 최종 발간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 이날 송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그 당시는 최저임금 자체가 당장 급한 이슈였고 간결하게 포함시켰다고 본다"고 말했다. 편집을 통해 축소해 언급되기는 했다는 의미다.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구결과 이후에 이뤄진 정책에 대해 분석기관과 심사위원들이 제기를 해서 원저자와 협의 후 최종 수정을 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한은의 경제적 독립성과 관련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감에서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추경호 위원은 "(최저임금이)문제가 있다고 했다가 왜 갑자기 문제가 크지 않다고 바뀌고 물타기가 되었다"고 지적하고, "중앙은행이 독립· 중립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정치권도 협조를 해왔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위원은 보고서 공동 저자인 송 교수를 오는 24일 열릴 한은 종합감사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한은이 매년 각 국·실별로 경제현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추 위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공식 발간한 연구용역보고를 보면, 경제정책에 대한 냉철한 분석보다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가는 듯한 내용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이번 사례는 그동안 의혹에 머물던 한국은행의 정부 코드 맞추기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위원은 "2018년 이후 실시한 연구용역 중 한은 공식 발간물에 게재된 모든 연구용역에 대해, 실제 최종보고서 내용과 발간물에 게재된 내용이 차이가 있는 경우 그 내역을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올 국정감사에 한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한 연구용역이 총 147건이다. 현재 한국경제의 위기가 심각한 만큼 한은이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제로화 △가상화폐 등 경제현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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