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현안 보고서 미흡 “권력 눈치 본다”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우리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연구보고서 결과물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 국정감사에선 한은이 최종보고서 내용을 공식책자에 발간하면서 정책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삭제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감에서 추경호 위원은 "한은이 발간한 최저임금 종합평가보고서 결과를 보면 '저임금이 근로소득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 경제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최종 인쇄물에는 이 내용이 빠져있다"며 "(최저임금이)문제가 있다고 했다가 왜 갑자기 문제가 크지 않다고 바뀌고 물타기가 되었느냐"고 지적하고, "중앙은행이 독립· 중립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정치권도 협조를 해왔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와 임현준 당시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노동소득 감소 효과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인쇄물에는 이러한 내용이 삭제됐다.

이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구결과 이후에 이뤄진 정책에 대해 분석기관과 심사위원들이 제기를 해서 원저자와 협의 후 최종 수정을 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 보고서 제작에 참여했던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그 당시는 최저임금 자체가 당장 급한 이슈였고 간결하게 포함시켰다고 본다"고 답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위원은 보고서 공동 저자인 송 교수를 오는 24일 열릴 한은 종합감사 참고인으로 출석시킬 것을 요청한 상태다.

한은이 매년 각 국·실별로 경제현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추 위원은 "그동안 한국은행이 공식 발간한 연구용역보고를 보면, 경제정책에 대한 냉철한 분석보다는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가는 듯한 내용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면서 "최종보고서의 결론 부분에 명시돼 있던 '최저임금 속도 조절' 문구가 공식 발간자료에서는 삭제돼 그동안 의혹에 머물던 한국은행의 정부 코드 맞추기가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위원은 "2018년 이후 실시한 연구용역 중 한은 공식 발간물에 게재된 모든 연구용역에 대해, 실제 최종보고서 내용과 발간물에 게재된 내용이 차이가 있는 경우 그 내역을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올 국정감사에 한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실시한 연구용역이 총 147건이다. 현재 한국경제의 위기가 심각한 만큼 한은이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제로화, △가상화폐 등 경제현안에 대한 입장을 담은 연구보고서를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지적이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한은, 경제현안 보고서 미흡 “권력 눈치 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최종보고서 결론부문이 일부 완화된 표현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한은, 경제현안 보고서 미흡 “권력 눈치 본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고용연구결과 목록. 추경호 의원실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