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한글날 제정 산파 박동우씨 "동포들 정성 큰 힘"

州의회, 결의안 지난달 만장일치 통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찾아 큰 절
한글날 기념일 제정되도록 빌어
美의원들 한인 단합된 힘 놀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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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한글날 제정 산파 박동우씨 "동포들 정성 큰 힘"


"해외에서 최초로 역사적인 한글날 제정 결의안을 통과시키다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뻐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의회는 올해부터 10월 9일을 '한글날'(Hangul Day)로 제정하는 결의안(ACR 109)을 지난 9월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글날 제정의 '산파' 역할을 맡은 이는 바로 박동우 보좌관(66·사진)이다. 그는 캘리포니아 주의회 3선 의원인 섀런 쿼크-실바(민주)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

박 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결의안 관련 막후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는 "결의안 번호가 한글날 날짜를 뜻하는 '109'가 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제출한 뒤 실제로 통과될지 조마조마하게 가슴을 졸였다"고 말했다.

박 보좌관은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8월 말 한국을 찾았을 때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에 갔다고 전했다.

박 보좌관은 "그날은 비가 추적추적 왔다. 날도 꽤 더웠고. 동료들은 DMZ 투어를 갔는데 혼자 빠져서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고 말했다.

박 보좌관은 지나가던 행인들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광화문 광장에 넙죽 엎드려 세종대왕에게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는 "제발 캘리포니아에서 한글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빌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또 한글날 제정에 한인 동포들의 정성 어린 편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박 보좌관은 "캘리포니아 주 의회와 상·하원에서 지난 9월까지 접수된 한인 동포들의 편지가 무려 2713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새크라멘토,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오렌지카운티 등 각지에서 온 편지를 찾아 해당 지역구 의원실로 직접 전달했다. 상원 40명, 하원 80명 주 의원들에게 빠짐없이 편지가 전해졌고 그 결과는 만장일치 결의안 통과로 이어졌다.

그는 "미국에서 모든 정치는 풀뿌리이고 지역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미국 의원들이 한인 사회의 단합된 힘에 놀랐을 것"이라고 했다.

박 보좌관이 한글날 제정에 이처럼 힘쓴 것에는 한글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70년 가족 이민으로 캘리포니아에 정착한 그는 대학졸업 후 미국 거대 통신회사인 AT&T에 신입사원으로 취직했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그가 1988년 만든 것이 'AT&T 한국어 이중언어 서비스센터'였다.

영어가 서툰 한인 동포들이 미국 사회에 정착하면서 당장 급한 것이 집이나 가게에 전화 놓는 일이었다고 한다. 당시는 인터넷이나 무선전화가 보급되기 전이었다.

그때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는 직원들이 AT&T에서 한인들을 도와주게 했다는 것이다. AT&T에서 26년간 일하고 퇴직한 그는 미국의 한 은행 간부를 거쳐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직속 정책위원을 지냈다. 2013년부터 쿼크-실바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

박 보좌관은 "한글의 위대함을 세계에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박 보좌관은 내년에는 미 동부 메릴랜드주(州)도 한글날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랜드에서는 아리랑USA공동체 등이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메릴랜드에는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주지사가 재임하고 있다.

LA한국문화원(원장 박위진)은 573돌 한글날과 캘리포니아주 한글날 제정 기념일을 맞아 8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다양한 한글문화 큰잔치를 개최한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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