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티딘 쇼크에 쓰러진 `대표 위장약`

잔탁 등 인체발암 추정 물질 NDMA 초과
식약처 의약품 269개 제조·수입·판매 중지
처방량 상반기까지 1억건, 복용 환자 144만명
FDA 퇴출조치 아직… 개발사는 제품 회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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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쇼크에 쓰러진 `대표 위장약`


'잔탁' 등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퇴출 조치로 위장약 복용 환자들의 주의가 요구되면서, 퇴출 원인이 된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7일 의료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위궤양 치료제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처방량은 2017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1억건이 넘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라니티딘 성분 처방량은 2017년 4801만건, 2018년 5360만건, 2019년 상반기 2914만건 등 1억3075만건으로 파악된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국내 환자는 144만3064명에 달한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6일 잔탁 등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개의 제조·수입·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잠정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기 때문이다.

라니티딘에서 검출된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2A) 중 하나다. IARC가 2A급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는 살충제인 DDT, 적색육 등이 있다.

NDMA는 지난해 중국산 고혈압치료제 원료의약품인 발사르탄에서 검출된 암 유발 가능 물질과 같은 것이다. 중국 제지앙 화하이에서 만든 발사르탄에서 NDMA가 검출됐고, 중국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발암 가능 물질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식약처는 고혈압약 174개 품목에 대해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에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에서 NDMA가 검출됐다는 소식은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EMA(유럽의약품청)가 먼저 내놨다.

특히 FDA의 경우,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에서 발암우려 물질인 NDMA가 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가 최근 상반된 결과를 내놨다. NDMA가 과다검출됐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FDA는 지난 2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초기 제한적인 검사 결과, 라니티딘 샘플에서 '허용할 수 없는 수준(unacceptable levels)'의 NDMA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1차 조사 때와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 어느 제조사 제품을 대상으로 조사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도 1차 조사와 다른 전수조사 결과를 내놔, 국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식약처가 라니티딘 성분 원료 의약품 7종을 전수 조사했더니, 1차 조사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NDMA가 검출된 것이다. 라니티딘의 경우 1일 최대 복용량을 평생 섭취하는 양을 의미하는 '허용 기준'이 0.16ppm인데, 전수 조사 결과 이를 모두 초과한 상태였다.

이처럼 FDA, 식약처 등이 1차 조사 결과와 다른 결과를 내는 것은 NDMA의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분석이다. NDMA가 제조공정 또는 보관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생성된 불순물인 만큼, 원료의약품의 생산시기나 보관환경 등에 따라 제조단위별로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FDA는 라니티딘 퇴출 조치를 공식적으로 내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미 월마트, CVS, 월그린 등 주요 할인 매장과 약국에선 판매를 중단한 상태며, 잔탁의 개발사인 GSK를 비롯해 산도스, 닥터 레디스, 아포텍스 등도 제품을 회수 중이다.

현재 정부 차원의 '라니티딘 리콜'을 발령한 국가는 캐나다, 한국, 독일, 방글라데시 등이다.

한편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돼 판매가 중단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가운데 2017년 이후 처방량이 많았던 제품은 알비스, 라비수, 큐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정춘숙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중 처방량이 가장 많았던 품목은 대웅제약의 알비스정으로, 1723만건에 달했다.

라비수정(대웅바이오, 649만건), 큐란정(일동제약, 533만건), 큐란정75밀리그램(일동제약, 481만건), 루비스정(한국휴텍스제약, 418만건), 라세틴엠정(마더스제약, 372만건), 가제트정(알피바이오, 343만건), 엘버스정(휴온스, 342만건), 넥시나정(넥스팜코리아, 333만건), 라니빅에스정(한미약품, 235만건) 등도 처방량 상위 10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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