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금지법에 홍콩 시위 격화… 中은행·기업 막론 전방위 공격

중국軍, 노란깃발 경고로 맞서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복면금지법에 홍콩 시위 격화… 中은행·기업 막론 전방위 공격
지난 6일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복면금지법 반대 시위를 벌이는 홍콩 시민들[로이터통신=연합뉴스]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시행했지만, 이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반발은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섬과 카오룽에서 2개 그룹이 오후 2시부터 수만명 규모로 가두행진을 했으며, 저녁 늦게까지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몽콕 등을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희화할 때 쓰이는 '곰돌이 푸(Winnie the Pooh)' 복면을 쓰고 나오기도 했다. 그들은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마스크를 쓰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로이터통신은 경찰이 여러 곳에서 뚜렷한 폭력 행위가 없었는데도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고 전했다.

코즈웨이베이, 프린스에드워드, 조던 등 곳곳의 중국건설은행 ATM 등이 파괴되는 등 중국 기업에 대한 공격도 계속됐다.

시위대는 몽콕 인근의 중국 휴대전화 샤오미 매장에 불을 질렀으며, 중국 본토인이 소유한 식당을 때려 부쉈다. 또 몽콕 역의 폐쇄회로(CC)TV, 스프링클러 등을 파손해 몽콕역 안팎이 온통 물바다가 됐다. 어느 시위 참가자는 완차이에서 굴착기를 몰고 와 도로를 파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화상을 입었고, 전직 여배우 셀린 마는 시위대가 중국은행 점포를 훼손하는 것을 찍다가 구타당했다.

일부 시위대는 까우룽퉁(九龍塘)에 위치한 인민해방군 주홍콩부대 병영 근처까지 접근해 레이저와 강한 불빛 등으로 건물을 비추기도 했다. 그러자 한 중국군 병사가 지붕 위로 올라가 중국어와 영어로 "경고. 여러분은 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기소될 수 있다"라고 적은 경고문을 들어보였다.

한 인민해방군 병사는 경고의 의미로 노란 깃발을 들었다. 홍콩 주둔 중국군이 시위대에 경고 깃발을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일 홍콩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는다며 공공 집회나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발표하고 5일 0시부터 이를 시행했다. 이를 어기면 최고 1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고 4일부터 홍콩 곳곳에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지난 4일 집회에선 시위대 수천명이 미국독립선언을 일부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낭독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홍콩 경찰은 새 복면금지법에 따라 지난 5일 밤 처음으로 13명의 시위대를 체포했다. 이들 대부분은 불법 집회 참가 혐의도 받았다.

6일 집회는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았으며, 경찰은 코즈웨이베이와 센트럴 지역에 대규모 시위 진압 병력을 배치했다. 이날도 수십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일부 시위대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해 저항의 상징이 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가톨릭 신자인 가이 포크스는 1605년 가톨릭과 갈등을 빚는 영국 성공회 수장 제임스 1세 국왕을 암살하려고 했다가 실패한 인물이다.

홍콩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은 지난 4일 시위를 벌이던 14살 소년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다 경찰이 쏜 실탄을 허벅지에 맞고 병원으로 이송된 사건이다.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총격을 당한 것은 지난 1일 18세 고교생이 경찰이 쏜 실탄을 가슴에 맞고 중상을 입은 후 두 번째다.

시위 사태가 격화해 시위대의 지하철 기물 파손이 잇따르면서 전날 홍콩의 모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스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