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美北회담 자체 중요치 않아… 구체적 합의 없으면 마지막 회담" [천영우 前대통령외교안보수석에게 고견을 듣는다]

폐기 후 기술적으로 1년이면 다시 재무장 가능해, 비핵화 개념·최종상태 합의해야
김정은, 향후 50년 지도자로 남겠단 생각… 한·아세안회의에 온다면 '외교적 결례'
北核위협 대처에 정보자산 필수… '지소미아 파기' 기회 발로 걷어찬 바보 같은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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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美北회담 자체 중요치 않아… 구체적 합의 없으면 마지막 회담" [천영우 前대통령외교안보수석에게 고견을 듣는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대통령외교안보수석)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前대통령외교안보수석)




천영우 전 수석은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는 우매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천 전 수석은 "북한 미사일 초기단계 포착은 위성으로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정찰위성이 없어요. 일본 정찰위성으로 정찰한 정보를 우리가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정보자산인데 우리가 제 발로 걷어찬 겁니다. 지소미아는 살리는게 답이라고 봅니다"고 했다. 천 전 수석은 또 9·19 남북군사합의에서 적대행위 개념을 '모든 군사적 행동으로 규정한' 북한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여 한미군사훈련의 비난 빌미를 준 것을 준열히 비판했다. 그는 "역사상 적대행위를 전쟁이나 전투 등 직접적 위해행위가 아닌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모든 행위로 포괄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남북군사합의의 비상식과 위험성을 지적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협상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얘기했는데요, 어떤 변화가 생기기라 보시는지요.

"저는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나 FFVD나 의미가 다르다고 보지 않습니다. 북한이 저 정도 핵 능력을 갖췄다면 불가역성은 별의미가 없습니다. 핵폐기를 해도 1년 내에 다시 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다시 재무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 기술적으로는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다시 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용어 때문에 미국이 협상에서 후퇴했다고 보지는 않아요. '새로운 방법'이 무언지는 협상에 임해봐야 알 겁니다. 볼턴도 떠났으니 단계적으로 동시행동원칙에 기초한 비핵화를 예상할 수 있겠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포괄적 비핵화가 선비핵화는 아닙니다.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합의도 전체적인 딜로 한꺼번에 할 수 없으니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다음 정상회담에서 1단계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 초기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에 합의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겁니다."

-미국과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지 않나요.

"북한의 핵무기, 핵물질, 중장거리 미사일, 핵물질 생산시설 등이 모두 폐기가 되고 해체가 된다는 이런 뭔가 비핵화 개념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에 최종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 원칙 이런 게 합의돼야 합니다. 그러니까 최종 상태로 가는 로드맵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가 중요합니다. 로드맵에 의해 큰 얼개가 합의되면 다행이지만, 그게 안 되면 적어도 로드맵 협상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로드맵 협상을 가이드할 원칙 방법론에 대해서는 1단계에서 합의할 수 있을 겁니다. 핵무기와 핵물질을 내놓는 행동은 로드맵 협상에서 다뤄질 사항입니다. 북이 핵무기, 핵물질, 미사일을 내놓을 때마다 미국은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로드맵에서 다룰 문제입니다. 로드맵 협상은 내년 트럼프 대통령 재선 전에는 다뤄지기 힘들 거로 봅니다. 이게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사항입니다."

-연내 미북 3차 정상회담이 열릴까요?

"우선 실무협상을 빨리 재개해야겠지요. 최종 비핵화로 가는 과정은 긴 시간을 요하는 문제니까 조급하게 한다고 해서 빨리 비핵화가 이뤄지기는 힘듭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도달할 목표는 1단계 합의에 영변 외에 뭐가 포함되느냐, 영변 외에 모든 북한의 핵물질 생산시설이 포함 안 되면 합의에 이르기 어려울 겁니다. 만약 북한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대신 무얼 내놓을 것이냐에 따라서 1단계 합의가 되고 안 되고가 결론이 날 겁니다. 실무협상에서 80~90%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정상회담이 열리면 또 실패한 회담이 될 수 있고, 그게 마지작 정상회담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정상회담을 열 것이냐 말 것이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전에 충분히 정지작업이 이뤄져 합의문이 준비된 정상회담이 될 것이냐 말 것이냐입니다. 정상회담 자체는 별 의미 없습니다. 하노이 같은 정상회담 아무리 해봐야 소용없습니다."

-미북 협상에서 김정은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지금 전면에 나선 최선희 제1부상과 김명길은 김계관 스쿨 키드입니다. 김계관이 20년간 북핵협상을 주도해왔는데,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고 하지만, 그들은 모두 김계관이 키운 사람들입니다. 지금도 김계관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을 겁니다. 이용호, 최선희가 외상과 부상을 맡고 있는데, 이들은 김정은의 신뢰를 받으며 정치적으로도 힘을 갖고 있어요. 이들이 김정은의 북핵협상에서 김정은의 최측근 그룹입니다. 북한 권력 엘리트 핵심부의 2세대라는 배경을 갖고 있고요. 이들은 얼마든지 김정은한테 속내도 얘기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명길은 직업관료고, 최선희와 이용호는 정치적 무게가 있다고 봐요. 이수용은 직접 핵협상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원로그룹이지요."

-김정은의 달러가 마르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요. 북핵협상에서 시간은 북한 편일까요 우리와 미국편일까요.

"유엔결의에 따라 내년 말까지는 북한이 러시아 등 해외에 송출한 근로자들이 모두 돌아와야 합니다. 북한이 압박을 많이 받고 있어요. 김정은은 핵만 갖고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니고 앞으로 40~50년 북한의 지도자로 남아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기 권력의 정통성을 유지하려면 핵만 갖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경제발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북한 주민들한테 처음에 한 약속이 '다시는 인민들한테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약속을 못지키면 김정은도 장기적으론 권력 기반이 약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이야 핵보유국이 된 데 도취해 밥을 굶어도 배가 안 고플지 모르지만 그게 40년, 50년 갈 수는 없는 거거든요. 김정은은 경제발전이라는 꿈을 갖고 있고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자기 체제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제재 효과는 분명히 있는 거네요.

"제재가 장기화되면, 물론 제재를 허무는 남한 기업들도 있곤 하지만, 당장 굶어죽진 않겠지만 자기가 원하는 경제발전은 불가능하지요. 굶어죽지 않고 버티는 게 목표라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요. 제대로 된 번듯한 사회주의경제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자기 꿈을 실현하려고 한다면 제재를 벗어나지 않고는 안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재 효과는 분명합니다. 결국은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제재에 자꾸 구멍을 내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그러고 있는데요.

"더 큰 문제는 미국에서 4년마다 선거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에는 선거가 없고요. 김정은 40년, 50년을 목표를 세워고 밀고 나갈 수 있는데, 트럼프는 강하게 나오더라도 선거 전에 뭔가 자기 업적을 내세워야 하는 압박을 느낍니다. 체면치레만 되면 딜을 해야 하는 그런 시간 압박을 받을 수 있어요. 제재 하나만 보면 김정은이 불리한데, 민주국가에서는 선거라는 약점-약점이라고 얘기하면 좀 이상하지만-이 있기 때문에 성과에 매달려야 하는 심리적 압박에서 보면 시간은 미국에 불리하지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후퇴하며 문재인 정부가 계속 주장하는 대북경협의 물꼬를 트게 되면 제재 틈이 생기기 시작할 겁니다.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지요."

-9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풀 생각이 없다고 했는데요. 또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도 했어요.

"북한이 핵실험 안 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안 하는 것만 해도 자기 공이라 주장하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 국민들을 속이기 쉬운 거지요. '내가 대통령 되지 않았으면 지금 전쟁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기극'이 먹히는 겁니다. 그러나 갈수록 효과는 떨어질 겁니다. 그것만 갖고 내년 11월 대선까지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의문이죠. 지금 김정은 입장에서는 핵실험을 다 끝냈기 때문에 협상에 나온 거고 할 필요가 없어서 안 하는 걸로 봐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자기 공이라고 주장하는 순간 트럼프는 김정은의 정치적 인질이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트럼프의 공을 박탈할 힘을 김정은이 갖는 거거든요. 김정은이 실험하고 싶지 않아도 트럼프를 협박할 목적으로 핵실험이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트럼프는 이것을 모면하기 위해 안 해도 되는 양보를 할 수밖에 없는 국면에 몰릴 수 있어요. 자기 스스로 트럼프는 김정은이 쳐놓은 덫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제재 측면에선 북한이 불리하지만, 김정은 덫에 들어가 있는 측면에서 보면 시간은 트럼프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없죠."

-트럼프가 하원으로부터 탄핵절차 개시를 당했는데요, 가능성은 적지만 만약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낙선한다면 김정은이 민주당 대통령과 협상을 해야 하는데, 김정은 입장에서 유리할까요, 불리할까요.

"기본적으로 민주당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에서 공화당보다는 유화론자들이기 때문에 북한이 일견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좀 마음이 편할지 모르지만, 문제는 협상 상대가 바뀌면 그에 따른 여러 문제에 봉착한다는 겁니다. 상대방을 아는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트럼프와는 협상을 어떻게 할지 노하우를 다 터득을 했거든요. 지금 김정은은 트럼프를 다루는데 상당한 자신감을 생겼습니다, 트럼프 참모들은 빡빡하지만은. 또 인권 문제가 있잖아요. 민주당은 인권이 그들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북한의 인권문제를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도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가 김정은 만나고 오면 인권문제를 얼마나 다뤘는지 따지잖아요.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다고 해서 김정은에게 특별히 유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답방카드를 갖고 있고, 대한민국에는 내년 4월 총선이란 매우 중요한 일정이 있습니다. 문 정권이 김정은 카드를 쓰려고 하지 않을까요.

"김정은이 안 온다고 해서 자유민주 진영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11월에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있고 거기에 김정은이 올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왜 그 말을 흘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은이 오고 안 오고는 곧 알게 되겠지요. 김정은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온다면 아세안 정상들한테 결례입니다. 그 사람들은 한국과 협력하러 왔는데, 김정은이 거기 와서 김정은과 아세안과 협력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지금 제재가 진행 중인데. 또 김정은이 오면 엄청난 이슈 블랙홀이 될 텐데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김정은 박람회' 들러리가 되는 거 아니겠어요? 김정은을 초청하려고 한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지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만약 온다면, '남조선에 자기 동조세력을 얼마나 많이 동원하고 힘을 키울 수 있을까'하는 계산이 다 선 다음에 올 겁니다. '반미감정을 얼마나 조장할 수 있는가,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 한미동맹 해체에 얼마나 힘을 보탤 것인가'는 하는 계산을 다 할 겁니다. 김가 일가가 3대에 걸쳐 세웠던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이냐 하는 것을 고민할 겁니다. 자기의 이미지 세탁을 해서 국민들로부터 '김정은 북한이 위협이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주한미군 필요 없다, 나가라' 하는 생각을 주입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시점에서 올 겁니다. 김정은 답방은 '팬' 늘리고 경계심을 완전히 와해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에게 환상을 일으키는 겁니다. 심지어 핵이 '당신들 지켜주기 위해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심어주려 할 겁니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도 들어가 있다고 봐야 하지요.

"주한미군 철수는 체제보장이라는 의미보다는 대북적대정책 종식 의미에서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체제보장 맥락에서 요구할지 안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북한 입장에서는 어차피 비핵화가 된다고 한다면, '남조선 인민들이 주한미군 필요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은연중 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도 주한미군 나가가는 목소리가 있는데, 비핵화가 이뤄지고 평화협정이 맺어지면 그 때는 목소리가 더 커지지 않겠어요? 그들 입장에서 남한 사람들이 알아서 주한미군 나가라고 할 텐데, 괜히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면서 다른 걸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버리려 하진 않을 겁니다. 다른 것이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대규모 경제원조나 대규모 차관도입에 보증을 서달라고 하는 그런 것일 수 있죠."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에는 물론 전술핵 재반입 금지, 핵전력 전개 금지 같은 것이 다 들어 있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라는 것은 한반도를 비핵지대화 하자는 건데, 주한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금지는 물론이고 한반도 주변에 핵을 실은 전략자산을 전개하면 안 된다는 의미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괌에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도 다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할 겁니다. 이걸 미국이 들어줄 리는 없을 겁니다. 일본은 헌법의 3불 정책에 따라 아예 핵전력 전개가 불가능하니까 일본은 논의에서 예외가 될 거고요 한국에 대한 핵 확장억지 중에서 핵무기가 확장억지 속에 포함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왜 북한 비핵화가 아니고 한반도의 비핵화냐고 시비하는 건 별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 핵이 없으면 우리도 굳이 핵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얼마든지 방어를 할 수 있거든요."

-미국이 지난번 하노이 협상에서는 핵을 포함해 WMD(대량살상무기) 폐기도 거론했는데요.

"하나의 오프닝 포지션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협상에는 원래 자기가 주장하는 최대한 조건을 내놓는 겁니다. 생화학무기는 빼줄 게 하면서 양보하는 카드로 사용할 수 있죠. 그것까지 다 포함하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비핵화 협상에서 그것보다 훨씬 중요성이 떨어지는 WMD까지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거지요."

-지난 8월 독도방어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일본이 우리에게 군사적 위협 국가인가요.

"그건 환상입니다. 과거의 귀신에 홀려 하는 생각입니다. 일본은 지금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독도방어 훈련은 정신 나간 짓입니다. 일본이 독도를 쳐들어올 수 없습니다. 일본법이 금하고 있어요. 또 일본이 독도를 쳐들온다는 것은 중국이 센카쿠열도를 쳐들어오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겁니다. 러시아가 북방 4개 섬을 점령한 것도 정당화시켜주는 거고요. 일본 입장에서 북방4개 섬과 센카쿠열도와 비교해 독도의 가치가 더 크겠습니까? 독도를 점령하기 위해서 센카쿠를 중국에 내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설사 개헌을 하더라도 일본의 독도 침략은 불가능합니다. 독도 침략은 중국에 '센카쿠를 니들이 가져라' 하는 말과 같습니다. 또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이고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인데 어떻게 일본이 미국의 동맹국을 쳐들어올 수 있겠어요. 우리는 너무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가지고 과거의 귀신에 홀려서 현재와 미래를 보는 습관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가 11월 22일인데, 미국이 문재인 정부에 파기선언을 번복하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데요.

"북한 핵 위협에 대처하는데 우리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정보자산입니다.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때는 위성으로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발사해서 어느 정도 고도에 올라가야 볼 수가 있어요. 일본은 정찰위성이 7개가 있고 우리는 아직 없습니다. 미국은 정찰위성이 150개가 있지만 세계를 전부 감시해야 하니 한반도에 타깃팅된 위성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핵보유국인 러시아, 중국, 인도, 파키스탄을 모두 감시해야 하거든요. 일본은 앞으로 3개를 더 쏘아 10개 정찰위성을 갖게 됩니다. 정보자산은 많을수록 좋은 겁니다. 아무리 많아도 누수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위성 하나 발사하려면 4000억~5000억원이 듭니다. 일본이 그 많은 돈을 들여 확보한 정보자산을 지소미아를 통해 받을 수 있는데, 그걸 안 받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지요. 일본이 갖고 있는 소중한 정보자산을 활용할 기회를 우리가 제 발로 걷어차는 짓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미일 정보 교환 체제를 갖춰가지고 정보를 계속 공유하는 훈련을 해서 만약의 유사시에 대비하는 일입니다. 평상시에는 정보의 중요성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정보가 곧 생명입니다. 지소미아는 만료가 되기 전에 다시 살리는게 답이라고 봅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지난달 시작됐는데요, 미국 요구금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협상원칙을 가져야 하는지요.

"나는 총액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잘못됐다고 봐요. 총액 가지고 흥정하듯이 하지 말고 실제 주한미군 실비용을 항목별로 전부 다 확인해 가지고 어느 항목은 우리가 내겠다 해야 해요.가령 물값, 전기료, 시설비 등이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입니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내면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총액 베이스로 하던 것을 실비정산방식으로 가자는 거지요. 정산을 하려면 모든 항목을 리스트업 해서 어느 쪽이 내야 합당한지 협상해서 정하면 되는 겁니다. 만약 주한미군의 규모를 줄인다면 분담비는 줄어들 수 있는 겁니다. 근본적인 재협상을 할 것 같으면 분담의 기준과 원칙을 다시 정하자는 거지요. 액수 가지고 50억 달러냐 20억 달러냐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훈련비나 미군 전개비용 같은 경우도, 지금은 미군이 전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데, 소파(SOFA, 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을 개정한다면 들어가는 실비 비용을 분담하면 됩니다. 요즘은 훈련도 않잖아요. 그러면 그 분담비는 안 내도 되는 거지요."

-많은 국민이 일방적 대북 퍼주기 정책을 펴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문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한 신문사 여론조사에서는 30%대로 떨어졌습니다. 국정장악력이 약화되면 대북정책에도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겠습니까.

"국정지지도와 대북관계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입니다. 왜냐하면 대북관계는 이 정부의 집권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아니겠습니까. 지지율에 관계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겁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는 계속 하고 있지만, 우리를 향해 직접적 군사도발을 않고 있으니 평화가 온 것 아니냐 생각하고 국민이 적지 않습니다. 문 정권은 또 이 점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고요.

"북과 잘 지내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우리 하자는 대로 하든지, 우리가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하면 됩니다. 지금은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하고 있잖아요. 대표적인 것이 4·27판문점 선언과 9·19남북군사합의서인데요, 판문점 선언 2조 1항에 한반도에 육해공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의 원인이 될 적대행위를 금한다고 했거든요. 적대행위 개념을 역사상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모든 행위로 포괄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의 그 의도는 무엇이겠습니까. 북한이 노리는 것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이거든요. 그래서 도상연습을 하는 것도 왜 약속을 안 지키냐고 하는 겁니다. 적대행위를 북한이 규정하는 선언문이 어디에 있습니까? 군사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적 투명성 확보입니다. 투명성 확보는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감시정찰을 해서 얻는 것인데, 감시정찰을 못하게 했거든요. 이건 남북간 군사적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인 게 아니고 떨어뜨린 겁니다. MDL(군사분계선)이북 20km 정도는 기구나 드론 등을 갖고 비무장 정찰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반대도 문호를 열어주면 되는 거고요. 이게 더 합리적인 겁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르게 만든 게 남북군사합의거든요. 문 정부가 이것을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군사적 신뢰구축의 ABC를 모르는 사람이 한 겁니다. 냉전시대 미소간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군사적 투명성을 확보했기 때문이거든요. SALT(전략무기제한협정)나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 INF(중거리핵전력조약)등이 성공했던 것은 서로 정찰을 개방했기 때문이거든요. 남북군사합의는 정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 기습공격을 할 경우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큰 선물을 받았는데 도발을 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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