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産 농산물 징벌적 관세… 세계경제 불확실성 더 커졌다

에어버스 불법보조금 책임 물어
年75억달러 규모 관세부과 조치
15일 관세율 협상… 18일 시행
美보잉도 보조금 지급 제소당해
패소땐 EU도 관세 보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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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EU産 농산물 징벌적 관세… 세계경제 불확실성 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의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2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 보조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책임을 인정한 것과 관련, 18일부터 EU산 제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가운데 미국과 EU간 무역 갈등까지 겹쳐 세계 경제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EU는 미국이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면 보복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서 또 다른 분쟁을 예고했다.

AP와 AFP통신 등 미 언론은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EU로부터 수입하는 항공기에 10%, 농산물과 공산품을 포함한 다른 품목에는 25%의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항공기 부품은 제외된다. 구체적인 관세 부과 품목은 늦어도 3일까지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관세 부과는 WTO가 이날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책임을 물어 미국이 연간 75억 달러 규모의 EU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승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관세 부과 대상에는 EU산 치즈, 올리브, 위스키는 물론 항공기와 헬기 등이 포함된다.

USTR 관계자는 WTO 결정은 최고 100%의 관세율 부과를 허용하고 있지만, EU와 15년된 이 논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관세율을 이 정도 선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AP는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EU가 에어버스에 지급하는 보조금을 낮추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관세부과 규모가 WTO가 승인한 75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친다면서 미국과 EU측 관계자가 오는 15일 무역협상을 위해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WTO의 결정에 대해 "미국을 위한 큰 승리였다"고 환영했다. 이어 "모든 나라들이 오랫 동안 미국을 뜯어먹고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다른 대통령은 이런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내가 대통령이 된 이후 우리는 WTO에서 많이 승리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가 기자로부터 "10년 또는 15년 전에 시작된 사건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렇다고 미국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EU도 미국 항공사 보잉에 대한 미국의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AP는 "WTO는 보잉에 불리한 별도의 결정을 통해 EU가 (미국산 제품에) 얼마나 많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관해 내년에 판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내년에 미국의 보조금 지급 문제를 둘러싼 WTO 판정이 나오면 EU도 징벌적 관세를 물릴 수 있어 관세 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통상 담당 EU 집행위원은 이날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보복을 포함해 가능한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미국은 이번 WTO 결정이 있기 전부터 이미 EU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EU가 청바지, 오토바이, 버번과 같은 미국 특산물에 맞불 관세를 부과하는 등 통상 마찰을 빚어 왔다.

AP는 미·중 간 무역 마찰이 벌어지는 와중에 이번 조치가 이뤄짐으로써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무역 전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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