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이 0원 됐다"…DLF 개인투자자 중 절반이 60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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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이 0원이 됐어요. 15년을 모은 피 같은 돈입니다. 투자가 뭔지도 몰라요. 하루하루 벌어서 통장에 넣는 죄밖에 없었는데 어디에 가서 하소연해야 하나요."

1일 금융감독원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 DLF 관련 중간 검사결과' 발표가 있던 같은 시각 금감원 앞에는 우리은행 DLF판매 피해자의 절규가 울려 퍼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DLF판매 피해자 92.6%가 개인 투자자로 이 중 60대 이상은 절반에 달했다.

DLF·DLS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피해자 20여명과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갖고 고위험상품을 판매한 은행을 규탄했다. 집회에 참여한 한 피해자는 "적금이 만기 돼 은행을 찾았는데, 적금보다 나으니까 4개월만 가지고 있으라며 이 상품을 권했다"며 "나는 펀드가 뭔지 주식이 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지난 2005년 암에 걸려서 재발할까봐 모아둔 생명 같은 돈이어서 (돈이) 빠지면 안된다고 했더니 (은행 직원이)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이 없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피해자는 "나도 모르는 사이 투자자 성향이 1등급으로 체크되어 있었다"며 "직원에게 왜 상의 한마디 없이 했냐고 물으니 1등급이 아니면 가입할 수가 없다고 해 자기가 스스로 체크한 것이라고 말했고, 본점에서 시켜서 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 성향 관련 판매서류를 사후에 보완한 불완전판매 의심사례로 볼 수 있다. 이날 금감원 발표에 따르면 △설명의무 위반 △투자자 성향 파악의무 위반 △무자격자 판매 △고령투자자 보호 절차 위반 등 불완전판매 의심사례가 총 3954건의 DLF 잔존계좌 판매서류 점검 결과 중 20% 내외를 차지했다. 서류상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 집계여서 향후 분쟁조정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비율은 상승할 수 있다.

지난 8월 7일 기준으로 투자자 3226명 중 개인 일반투자자가 3004명으로 92.6%를 차지했다. 개인 전문 투자자는 17명으로 총 3021명이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일반 투자자는 222명으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 중 1억~2억원을 쏟아 부은 이들이 65.8%로 가장 많았고 2억~3억원 투자자는 17.5%로 집계됐다. 개인 투자자 83.3%가 3억원 미만의 투자자인 것이다.

개인투자자 3021명 중 60대 이상은 48.4%로 1462명, 금액은 3464억원으로 나타났다. 법규상 고령자인 70대 이상 비중도 21.3%(634명, 1747억원)에 달했다. 60대 이상 손실은 중도환매·만기상환 과정에서의 손실확정액은 358억원(손실률 52.8%)이며, 지난달 25일 기준 판매잔액(2787억원) 대부분이 손실구간에 진입해 예상손실액은 1546억원으로 추정된다. 70대 이상 손실을 보면 중도환매·만기상환 과정에서의 손실확정액은 212억원(손실률 49.2%)이며 25일 기준 판매잔액(1316억원) 대부분이 손실구간에 진입해 예상손실액은 735억원이다.

개인투자자중 유사한 투자상품(ELF·DLF 등)에 대한 투자 경험이 없는 이들의 가입금액 비중은 21.8%(830건, 1431억원)이며 유사 투자경험이 1~5건에 그치는 개인투자자는 41.9%(1336건, 2749억원)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령층은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투자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경제활동 기회도 적어 노후대비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고령자 피해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다수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중간 검사 결과 발표인 만큼 경영진에 대한 책임이나 배상비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금융위원회와 함께 소비자 보호 취약요인, 제도적 미비점을 함께 들여다본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DLF·DLS 피해자 비대위·금융정의연대는 "은행은 판매전략으로 안전자산(정기예금형) 선호고객을 타깃으로 삼아 원금 손실이 거의 없는 고수익 상품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자료와 광고 메시지를 배포하는 등 고객을 철저하게 기망했다"며 "금감원은 즉시 사기죄 혐의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해야하며, 이 상품에 대한 계약을 일괄 취소하고 은행이 피해자들에게 전액 배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1억원이 0원 됐다"…DLF 개인투자자 중 절반이 60대 이상
지난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SㆍDLF 피해자 집단 민원신청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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