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후폭풍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입주권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강남권 신축 단지들이 강세가 뚜렷하다. 최근 두달새 분양가 대비 입주권이 최고 10억원 가까이 껑충 뛰었으며 올해 입주 부담이 상당한 강동구 새 아파트도 7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래미안강남포레스트는 지난 8월 말 전용면적 84.83㎡ 입주권이 분양가 11억2900만원과 비교해 9억원 가까이 오른 2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30일 입주가 시작된 고덕그라시움은 전용 127.77㎡ 입주권이 지난달 9일 18억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 10억8400만원 대비 7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지난 8월 이후 전 주택형의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9월 분양권·입주권 거래 건수는 27건으로 작년 9월 9건의 3배 급증했다.
고덕그라시움 일대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덕그라시움이 요즘 핫한 단지로 주목받으면서 분양권·입주권 문의 전화가 활발히 걸려오고 있다"며 "대부분이 입주 단지라 매물이 적지만 나오는대로 즉각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강남권 신축 단지도 입주권이 강세를 보였다.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94㎡는 입주권이 지난 8월 8억1700만원에 거래됐는데 분양가 5억4000만원 대비 2억7700만원 올랐다.
서울 아파트 입주권이 강남북을 막론하고 강세를 보인 이유는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 크다. 로또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들로 청약 시장의 문턱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신축 아파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내 집 마련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분양권과 입주권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권이 단기간 급등한 지역은 위험하다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실물경기 위축에도 집값만 급등하고 있다"면서 "상한제가 작동하면 인기지역 쏠림 현상은 더 심각해지므로 버블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아파트 입주권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고덕그라시움은 새 아파트임에도 분양가상한제 풍선효과로 입주권에 7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었다. 고덕 그라시움 전경.<강동구청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