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연말쯤 반등..디플레 징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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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올 연말부터 물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통계청 공식 발표로는 0.0%였지만, 소수점을 늘려보면 0.04% 하락해 1965년 통계집계 개시 후 사상 처음 사실상 마이너스였다.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에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한은 기자단 워크숍에서 '주요국 물가하락기의 특징' 주제로 강연하면서 "1990년대 이후 주요국에서 나타난 물가 하락기의 특징을 살펴본 결과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은 많은 국가에서 적지 않은 빈도로 나타났고, 대부분 단기에 상승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지수 전반에 걸친 지속적 가격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현상은 일본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됐다"며 "물가가 하락했다고 해서 반드시 디플레이션이라고 봐선 안된다"고 했다.

한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베트남 등 물가하락 경험이 있는 일부 아시아 국가 등 총 41개국을 대상으로 1990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분석한 결과 총 356회의 소비자물가 지수 하락이 나타났다. 그러나 물가 하락 대부분은 2분기 정도만 이어졌고, 그 하락폭도 제한적(-0.5%)인 수준이었다.

이 국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농축수산물가격의 일시적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낮아졌으나 연말쯤에 이러한 효과가 사라지면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소비자물가 대상 품목 중 가격하락 품목의 비중도 일정수준(30% 이하)을 유지하고 있어 일본, 홍콩 등에서 물가하락이 장기간 지속된 시기에 가격하락 품목의 비중이 50~70% 수준이었던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한은은 우리나라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과도하다며 그 이유로 자산(부동산 등)가격 조정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한은이 물가하락기를 자산가격 조정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로 나눠서 분석한 결과, 자산가격이 조정됐던 시기의 물가하락은 품목별로 빠르게 확산됐고 성장률 둔화를 수반했다. 반면 자산가격이 조정되지 않은 시기의 물가하락은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했고 성장률에도 큰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국장은 "자산가격 조정이 있을 때 물가가 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경우에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크고, 성장률이 조금 낮아진 수준이 아니라 매우 많이 낮아져야 디플레이션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근원물가가 계속 내리고 있어 서서히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한은 측은 "근원물가는 수요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데 거기엔 농산물, 유가는 포함되지 않고 정부 복지정책은 들어가 있다"면서 "올 초에는 농산물 가격 폭락을 예측하지 못했고, 농산물을 제외하고 보면 (물가상승률이) 1%가 넘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말 물가가 반등할 것이라면 지금 시점에서 소비가 확대돼야 맞지만 한은 측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진 것은 물가가 적게 올라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한은, "물가 연말쯤 반등..디플레 징후 아니다"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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