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외에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국민이 내야 하는 '준조세'가 전체 조세총액의 40%를 넘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복지 포퓰리즘에 정부의 사회복지 재정투입이 늘어나면서 국민 부담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7년 기준 '광의의 준조세'는 13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2017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7.5%, 조세총액의 40.1%다.
광의의 준조세는 법정 부담금 총액과 사회보험 총액, 기업의 비자발적 기부금, 사용료·수수료 총액, 벌금 총액으로 구성된다. 2017년 광의의 준조세 구성 비율을 보면 건강보험료 총액이 50조4000억원으로 36.4%를 차지했고, 이어 국민연금이 39조6000억원으로 28.6%를 차지했다. 고용·산재보험까지 합한 4대 사회보험 총액은 108조8000억원으로 전체 광의 준조세의 78.5%를 차지했다.
협의의 준조세는 사회보험 가입자 부담분, 사용료·수수료, 벌금 등을 제외한 것으로 대부분 기업 부담분이다. 2017년 협의의 준조세 구성 비율은 기업의 건강보험 부담분이 21조2000억원으로 36.4%를 차지했고, 기업의 국민연금 부담분이 17조6000억원으로 30.2%를 차지했다. 4대 보험의 기업 부담분 총액은 52조4000억원으로 89.9%를 차지했다.
2017년 협의의 준조세는 총 58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1% 증가했다.
한경연은 2017년 광의의 준조세는 그 해 법인세의 2.3배, 소득세의 1.8배 수준으로 기업과 국민이 세금 외에도 금전적 부담을 크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의 준조세도 같은 기간 전체 기업의 당기순이익인 188조7000억원의 31% 수준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4대 보험 가운데 직장 근로자가 부담하는 보험료는 2016년 약 41조원에서 2017년 약 43조5000억 원으로 6.1% 상승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임금상승률은 3.3%에 그쳤다고 밝혔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준조세 증가의 주요 원인은 4대 보험의 보험료 상승"이라며 "지속적인 복지 수요 증가로 준조세가 급증해 기업과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기 때문에 준조세 총액의 관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