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5주년` 이틀째 격렬 시위…경찰, 세번째 실탄 경고사격

도심 점거하고 화염병 등 투척
성조기 흔들며 시진핑 주석 사진 짓밟아
중국건국 70주년인 1일도 대규모 시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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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우산혁명 5주년` 이틀째 격렬 시위…경찰, 세번째 실탄 경고사격
시위대 맨 앞줄 참여자들이 우산을 이용해 최루탄 방어막을 친 모습[AP=연합뉴스]

홍콩 '우산 혁명' 5주년을 맞은 28일에 이어 29일에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홍콩 도심에서 격렬하게 벌어졌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홍콩경찰이 지난달 25일과 30일에 이어 세번째 실탄 경고사격을 했다. 이틀동안 25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

이날 오후 홍콩 시민 수만 명은 '우산 혁명'의 상징인 우산을 들고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머럴티 지역까지 행진하면서 홍콩 정부를 향해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경찰은 이날 행진이 불법 시위라며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서 최루탄과 벽돌 등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섰다.

시위대는 애드머럴티 지역의 도로에 폐품 등을 모아놓고 불을 붙였으며, 애드머럴티과 완차이 역에도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질렀다. 폭동 진압 부대가 있는 완차이 지하철역 안에 화염병을 던져넣기도 했다.

경찰은 도심 곳곳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고, 물대포에 파란 염료를 섞어 시위대를 향해 발사했다. 시위대 선봉에선 젊은이들은 5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찰의 진압용 무기를 막기 위한 '우산 방어막'을 쳤다.

경찰은 이날 시위 참여자 수십 명을 체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10월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이틀 앞두고 열린 이 날 집회 주제는 '전체주의 반대'로,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극심한 반중국 정서를 드러냈다.

일부 시위대는 빨간 바탕에 다섯 개의 노란 별이 있는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풍자한 대형 깃발을 들고나왔다.

빨간 바탕에 17개 노란 별로 나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 모양 '하켄크로이츠'를 만든 깃발로, 중국이 나치와 다름없는 전체주의 국가라는 주장을 담은 것이다.

한 시위 참여자는 도로 위에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밟고 선 채 '홍콩 독립'이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었다.

시위대는 전날에도 차이나와 나치를 합친 '차이나치'(ChiNazi)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인도 곳곳에 붙이면서 반중국 정서를 표출했다.

전날 시위대는 붉은 중국 공산당 깃발을 불태우는가 하면 인파가 많은 애드머럴티 전철역 바닥에 시진핑 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사진을 여러 장 붙여 놓아 행인들이 밟고 지나가게 했다.

거리에는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라고 적힌 노란색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조슈아 웡은 "5년 전 우리는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으며, 실제로 더 강력한 의지를 갖추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빈과일보는 전날 시위에 3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시위대가 미국, 영국, 덴마크 등 여러 나라 깃발과 유엔 깃발을 들고 행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덴마크 깃발을 든 첸 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의 싸움이 바로 전 세계의 싸움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덴마크 깃발을 들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 깃발을 들고 있다고 해서 외국을 더 중요시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2014년 친 러시아 대통령을 몰아낸 우크라이나 혁명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우크라이나 깃발을 들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홍콩은 물론 서울, 대만 타이베이, 호주 시드니 등 세계 20여개국 72개 도시에서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를 연대 집회가 열렸다.

타이베이와 시드니에서는 각각 홍콩 시위대의 상징인 검은 옷 등을 입은 10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홍콩 시위대를 응원했다.

한편 이날 췬완 지역에서는 10여 개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시위를 했으며, 카오룽통 지역의 '페스티벌 워크' 쇼핑몰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쇼핑몰 내에서 시위대는 창업자의 딸이 송환법 반대 시위대를 '폭도'로 지칭하는 발언을 한 맥심(MAXIM·美心) 그룹을 겨냥해 이 그룹 산하의 센료, 심플리라이프등의 매장 기물을 파손했고 불매 운동(罷買)도 촉구했다.

도심 시위 현장에 있던 사복경찰 4명이 몰려든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이 가운데 1명이 권총을 꺼내 공중을 향해 실탄 경고사격을 했다.

국경절인 다음 달 1일에도 격렬한 시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인 민간인권전선은 다음 달 1일 오후 2시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작해 홍콩 도심인 센트럴까지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었지만, 홍콩 경찰은 이를 불허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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