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심리 지속 부진 진단
"반전모멘텀 언제 찾을지 미지수"
"반전모멘텀 언제 찾을지 미지수"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올해 성장률 2.2% 달성이 쉽지 않다는 진단을 내렸다.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은 이후 하방 리스크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인천광역시에 위치한 한은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자단 워크숍 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2.2%의 달성이 녹록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글로벌 경제가 언제 다시 반전의 모멘텀을 찾을지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면서 "(둔화 양상이)조금은 더 가지 않을까 한다. 다행히 IMF 등 주요 국제기구가 내년에는 성장세가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해 상승 반전에 대한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글로벌 경제 흐름의 영향으로 국내 실물경제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총재는 "여러 가지 관련지표 등을 모니터링 해보면 역시 투자가 아직까지도 부진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심리도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국면 진입에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현재 부진한 수출과 투자의 가장 큰 주된 원인은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국제 전문기관의 전망을 비추어 보면 내년에는 조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있는데, 반도체 경기의 회복 시기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정황을 감안했을 때 지난 7월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봤다. 앞서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년은 2.5%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두 달 간의 흐름을 종합해 보면 그래도 하방리스크가 좀 더 크지 않나 그런 걱정을 한다"며 "내년 경기에 영향을 주는 변수는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 양상과 반도체 경기 회복이다. 두 키 팩터(key factor)는 지금 자신 있게 말하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1%대로 낮아져 많은 분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도 "엄밀히 말해 아직은 디플레이션 징후로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디플레이션은 물가 하락이 장기화하고 가격이 내려가는 품목이 확산하는 현상이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 하락에는 분명 수요 측 압력 약화의 영향이 있다"면서도 "8월 물가 상승률이 0%로 나온 것은 작년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향후 한 달, 두 달 정도는 마이너스 물가를 예상하지만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초엔 기저효과가 해소돼 물가상승률은 1% 내외로 올라갈 것이라고 이 총재는 덧붙였다.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지난 8월 대외 여건과 국내 성장·물가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했었고, 이 기조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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