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돈버는 방식' 인식 확산
은행·증권사 PB센터 문의 쇄도
순자산규모 400조원 돌파 눈앞
성과 보수 높을수록 고객 몰려
은행·증권사 PB센터 문의 쇄도
순자산규모 400조원 돌파 눈앞
성과 보수 높을수록 고객 몰려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한 달이면 사모펀드 하나 구성할 수 있을까 말까했는데, 지금은 열 개가 우습죠."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를 계기로 '부자는 사모펀드로 돈을 번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은행과 증권사 주요 지점 프라이빗뱅커(PB) 센터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같은 '펀드'지만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증권사 PB센터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투자 방법을 문의하는 신규고객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과 가입자들에 불리한 세금 등에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가 강남 부자들 사이에서 재테크 중심 축으로 부각되면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사모펀드 순자산규모는 393조7630억원으로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작년 4월 300조원을 돌파한지 1년5개월여만으로 전문 사모운용사 설립규제가 완화된 2015년 200조원 돌파 이후 4년새 딱 두 배 불었다. 먼저 2007년 200조원대에 진입한 공모펀드 순자산 규모가 여전히 200조원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종준 NH투자증권 대치WMC PB부장은 "사모펀드의 최소가입금액은 1억원이지만 괜찮은 상품은 주로 10억원대가 많은 만큼 일반점포보다는 프리미어 센터를 통한 사모펀드 가입 고객이 늘고 있다"며 "4년 전 한 달에 한 개 정도의 사모펀드 구성원(49인)이 채워졌다면, 요즘은 한달이면 열 개 정도는 구성할 수 있을 만큼 늘었다"고 말했다.
추세적인 성장세도 눈에 보인단 평가다. 그는 "국내 증시가 성장보다 정체에 치우친 가운데 시장이 조정받아도 사모펀드는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만큼 추천해달라는 문의는 계속 늘고 있다"며 "특수목적형 사모펀드로 목적에 따른 기회도 누릴 수 있고 하방도 막아내는 사모펀드 활성화는 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라고 했다.
사모펀드는 49인 이하의 투자자만 모집할 수 있다. 한 사람의 투자자에게 많은 돈을 받지 않으면 덩치를 키우기 힘든 구조인 만큼 최소 투자금액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법적한도는 1억원 이상이지만 '좋은 물건'인 경우 10억원 이상으로 가입조건을 올려둔 것이 많다.
가입허들이 높은 것일수록 성과보수도 높은데, 되레 그런 상품일수록 고객이 몰린다는 게 일선 PB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공모펀드는 수익률이 좋지 않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특색 없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번지고 있는 것과 달리 상품 특성이 명확한 사모펀드로 고객이 몰리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컨셉이 좋은 상품일수록 가입제한금액이 높지만 그런 것일수록 고객의 니즈도 높고 권유하기도 좋아 오랜 관계를 맺어 투자성향을 잘 아는 고객에 우선순위로 먼저 배분해준다"고 전했다.
최근 출시된 사모재간접공모펀드가 단숨에 수백억 자금을 끌어모으며 한도로 정한 2000억원 '완판'을 목전에 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모펀드라는 그릇에 11개 사모펀드를 담아 크게 만든 뒤 소액투자자에 나눠파는 상품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출시한 이 상품의 최소투자금액은 500만원으로 출시 첫날인 전날 하루 만에 450억원어치가 팔렸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