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타겟데이트펀드(TDF) 시장의 성장 2라운드가 시작됐다." 대박 기운이 감지되는 국내 TDF 시장을 두로 업계가 입을 모아 하는 얘기하는 가운데 선두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양강'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쫓고 쫓기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TDF 시장 총 수탁고는 2조1807억원으로 1조4000억원대에 불과하던 지난해 말과 비교해 8000억원 가량 급증했다.
최근 한 달간 유입된 금액만 110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약 1조1531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출한 것과 대비된다. 코스피 반등에 투자자들의 환매가 집중된 결과다.
특히 저마다 TDF 원조를 말하는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의 대대적인 마케팅 경쟁은 설정액을 끌어올리는데 주효했다. 이날 기준 삼성운용이 선보인 8개 TDF의 총 운용설정액은 8050억원으로 전체 TDF 수탁고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TDF 개념조차 알려지지 않았던 2016년부터 TDF가 은퇴자금 증식을 위한 주요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간파하고 선점에 나선 결과다.
미래에셋운용의 12개 TDF 설정액은 7894억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두 회사의 설정액 합계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독식했다. 삼성운용과 함께 양분한 국내 TDF 시장에서 성장을 주도한 것이다.
점유율 1위 삼성운용 TDF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특히 삼성운용의 'TDF2045' 유형의 경우 연초 이후 12.47%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성과를 시현했다. '2015' 유형을 제외한 전 유형이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삼성 한국형TDF펀드는 포트폴리오가 자동 조정돼 편하고 수익률도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운용 TDF는 전 유형에서 두 자릿수 성과가 났다. 10.43%~15.33%로 고른 수익을 내면서다.
갈수록 위축되는 공모펀드와 달리 TDF 시장이 갈수록 커가는 건 한국인 생애주기에 맞춤 설계로 은퇴 시점만 설정하면 알아서 노후자금을 굴려주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5년차에 접어드는 내년 TDF 시장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다는 평가다. 정부 의지대로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TDF 시장의 판이 획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돼서다. 국내외 시장 흐름을 판단해 시시각각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쉽지 않은 개인을 대신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각사의 각오도 필사적이다. 원조 TDF를 주장하는 삼성운용은 1위 수식어에 만족하지 않고 파이를 보다 키우겠다는 의지다. 국내 TDF 시장 성장사와 맥을 같이 한 미래에셋운용도 퍼스트무버임과 동시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김정훈 미래에셋운용 연금사업본부 상무는 "국내 연금펀드의 대략 90% 정도가 단일 국가나, 단일 자산에 투자되는 싱글펀드로는 변동성을 피하기 어렵다"며 "반면 자산배분에 집중한 TDF는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자금유입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