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7일 소재·부품·장비 기업 간담회 개최에 이어 18일 핀테크 업체와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현장 중심'의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3월까지 혁신금융서비스 100건을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은 위원장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타트업 지원공간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scale-up) 현장간담회에서 핀테크 업체와 금융기관 관계자 등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은 위원장은 "앞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더 과감하게 핀테크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혁신금융서비스 100건을 지정하고, 핀테크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혁신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은 위원장이 취임한 후 가진 두 번째 공식 행사다. 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기업 아이원스를 찾아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애로사항을 듣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현재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이 1곳뿐인 상황에서 세계적인 핀테크 유니콘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수-재투자로 이뤄지는 선순환 생태계가 확고하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한다. 은 위원장은 "제도 시행 1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혁신금융서비스 100건이 나오도록 하겠다"며 "궁극적으로는 규제 개선까지 완결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최장 4년간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는 제도다. 지난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이후 지금까지 혁신금융 서비스는 총 42건 지정됐다.
원활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 민간을 중심으로 3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혁신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핀테크 상장 활성화를 위해 혁신성을 인정받은 샌드박스 업체가 수월하게 상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장제도의 검토도 이뤄진다. 핀테크 기업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을 위해선 금융위가 10월 중 우리금융의 베트남 핀테크랩 개소식에 참석해 해외진출을 응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데이터 분야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신용정보법 개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추진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보보호와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핀테크 아이디어 보호, 창업·진입 장벽 완화, 금융권·모험자본 등의 투자확대,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금융위는 이날 나온 의견을 반영해 내달 핀테크 스케일업 정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8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타트업 지원공간 디캠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