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IBM과 독점계약서 방향선회
MS·AWS·베스핀글로벌과 협업
KT, 국내외 기업과 광범위 협력
IBM·오라클·메가존과 손잡아
MS·AWS·베스핀글로벌과 협업
KT, 국내외 기업과 광범위 협력
IBM·오라클·메가존과 손잡아
SK그룹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
SK그룹은 IT서비스 회사인 SK㈜ C&C가 IBM과 손잡고 클라우드·인공지능 사업을 펼쳐 왔지만, '퍼블릭 클라우드 우선 전략'을 세우면서 방향 선회를 사실상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올초부터 SK㈜ C&C와 IBM이 내년 계약만료를 앞두고 기존 독점적 계약관계를 끝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SK㈜ C&C는 2016년 IBM과 일반적 제휴 수준을 넘어서서 독점사업권 계약을 맺고 AI(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해 왔다. IBM이 SK㈜ C&C 판교 클라우드센터에 입주하고, SK㈜ C&C가 IBM 클라우드 인프라와 왓슨 등 솔루션을 도입해 사업을 전개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양사간 강력한 동맹을 통해 인공지능·클라우드 초기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트렌드가 바뀌면서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다.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와 자체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2개사 독점제휴만으로는 시장 수요 대응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IBM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인 AWS·MS 애저·구글 클라우드와 달리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에 집중, 복수 퍼블릭 클라우드를 도입하려는 SK그룹 전략과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IBM은 자체 IaaS(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도 있지만, AWS 등 퍼블릭 클라우드와 기업 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통 방식 IT시스템을 아우르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 전략이다. 최근 기업용 오픈소스 솔루션 기업 레드햇을 인수하면서 이같은 전략은 더 분명해졌다. IBM의 이 같은 사업모델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 국내 IT서비스 기업이 표방하는 '클라우드 SI사업자' 전략과 유사하다. SK㈜ C&C와의 협력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려면 SK㈜ C&C는 더 많은 글로벌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 IBM은 국내 대형 IT서비스·클라우드 기업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 됐다.
수요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 빨라져, 이미 SK그룹 계열사들이 다양한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게임, 업무협업 솔루션, 데이터 플랫폼 등에 MS 애저를 채택했다. 5G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엣지 클라우드에는 AWS 플랫폼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일부 해외법인이 SAP 클라우드 ERP(전사적자원관리)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전사 ERP를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는 내년 계약만료를 앞두고 이미 제휴 다각화를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 파트너 행사에 SK㈜ C&C가 참가하고, IBM은 국내 1위 IaaS 기업인 KT와 포괄적 사업협력을 논의 중이다. SK그룹이 베스핀글로벌과 제휴나 투자를 추진하는 것도 멀티 클라우드 전략의 일환이다.
여기에 KT가 최근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표방하면서 국내외 기업과 광범위한 제휴를 추진, SK그룹과 함께 클라우드 시장 합종연횡에 불을 지피고 있다. KT는 기존 자체 IaaS 중심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하이브리드·멀티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VM웨어·오라클·MS 등과 손을 잡았다. VM웨어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오라클은 DB 클라우드, MS는 해외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이 골자다. 여기에 IBM과도 협력을 추진한다.
KT 관계자는 "IBM과 클라우드 사업 관련 포괄적 협력을 추진 중"이라면서 "협상 막바지 단계인 만큼 조만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협력하면 KT는 IBM의 클라우드 SI 역량, IBM은 KT의 인프라와 공공·금융의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KT는 베스핀글로벌과 1, 2위를 다투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메가존클라우드와도 협력을 추진한다. 이주완 메가존 대표는 "공공과 금융시장에서 KT가 가진 강점이 분명하다"면서 "기업시장에 강한 우리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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