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WTO에 `일본 3개 소재·부품 수출제한조치` 제소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정부가 1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제소하기로 했다. 일본이 7월 4일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대(對)한국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한지 69일 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우리나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의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는 일본 정부의 각료급 인사들이 수차례 언급한 데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한 정치적인 동기로 이뤄진 것이며 우리나라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차별적인 조치"라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WTO 제소 절차는 이날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주제네바 일본대사관)와 WTO 사무국에 전달하면 공식 개시된다. 이후 약 2개월 동안 일본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WTO에 재판부에 해당하는 패널 설치를 요청하게 된다. 최종심에서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2∼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양자협의 요청서에 적시한 WTO 협정 의무 주요 위반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일본이 3개 품목에 대해 한국만을 특정해 포괄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한 것은 WTO의 근본원칙인 차별금지 의무, 특히 최혜국대우 의무에 위반한다고 봤다.

또 일본 정부가 사실상 자유롭게 교역하던 3개 품목을 각 계약 건별로 반드시 개별허가를 받도록 하고 어떤 형태의 포괄허가도 금지했다는 점에서 수출제한 조치의 설정·유지 금지 의무에도 위반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조치는 정치적인 이유로 교역을 자의적으로 제한하는 것으로서 무역 규정을 일관되고,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의무에도 저촉된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단, 지난달 28일 시행된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제외는 이번 소송에서 제외됐다. 현재 제도만 변경된 상태이고 3대 품목과 같은 추가 규제가 아직 구체화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백색국가 제외로 인한 수출제한 효과와 증거가 쌓일 경우 소송에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유 본부장은 "이번에 반도체 소재 3개 품목만 제소한 이유는 수출제한 효과가 진행 중이고 상세한 검토가 완료됐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 제외한 건 8월 28일 발효돼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